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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Nov 01. 2021

홈트. 한 번 빠지면 끊을 수 없 '대지'

일이 커졌다. 고작 3일간의 홈트를 마친 내 글이 인기글에 실렸고, 지금까지 만 명이 넘게 그 글을 읽었다. 나는 그 글에서 홈트를 꾸준히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제 끊고 싶어도 끊을 수가 없다.


처음 홈트에 관한 글을 올리고 난 후로 5일이 지났다. 오늘까지 경과를 보고하자면 살은 역시나 빠지지 않았다. 단 0.2로를 제외하고는. 대신 내가 홈트에 푹 빠져버렸다.




아기를 가지면서부터 어느 날은 어깨가 아팠다가 어느 날은 다리가 아팠다가 또 다른 날은 목이 안 돌아도 했다. 얼마 전까지 다.


나는 때때로 원인을 찾았다. 임신했을 때는 혈액순환의 문제라고 여겼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돌 때까지 통잠을 자지 않던 둘째를 떠올렸다. 잠도 부족한 데다 잠을 자지 않는 아이를 안고 업느라 그런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것도 아니면 아이들을 케어하느라 너무 자주 앉았다 일어났다를 하고 분주하게 돌아다녀서 그런가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건 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여겼다. 아이가 크면서 잠이 일정해지면 나아지겠지. 덜 업고 덜 안으면 어느 순간 좋아지겠지 또는 원하는 걸 스스로 할 만큼 크면 몸도 좀 수월해지겠지 하며 막연히 기다리기만 했다.


그런데 홈트를 하고 알았다. 내 근육통의 원인이 아이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분주해서가 아니라 움직임이 부족해서 아팠다는 것을 말이다.


엄마로서 부끄러웠다. 내가 원래의 나보다 많이 무거워져서 일어날 때도 빠르고 신속하지 못했는데, 무거워진 만큼 아이들을 챙기는 데 있어서 부족한 게 많았을 텐데 내 근육통의 탓까지 어쩌면 아이들에게 돌렸던 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말로만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새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새끼, 이런 귀한 게 어디서 왔을까. 어쩜 이렇게 이쁜 아이가 다 있지라고 했지 아이들을 위해서 내가 더 건강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았.


밤늦게 야식을 먹으며 일탈과 해방감을 느껴본 적은 있어도 가끔씩 걷는 거 말고는 운동을 하지 않았으니까. 먹는 걸 좋아하는 만큼 나도 운동이란 걸 해야 했다.


그리고 운동을 하며 깨달았다. 찌운 살들은 다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 뺄 수 있다는 사실을. 땀으로 온몸이 흠뻑 젖을 만큼 고된 운동을 수많은 날들을 해야 할 거란 사실까지.


식사 외에 무언가를 먹을 때도 몇 번씩 갈등하게 됐다. 주말에 큰 마트에 들렀는데 여느 때처럼 제빵 코너에 서 있는 날 발견했다. 그곳에는 빵이 다 대용량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상자처럼 포장된 빵들에서 빛이 났다.


그중 크루아상에 크림이 든 빵이 8개 정도가 들어 있었다. 크루아상에 크림이라니. 환상의 조합이다. 군침이 돌았다


그런데 난 알았다. 유통기한 내 먹어치우기 위해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두 개, 세 개씩 꾸역꾸역 먹을 거라는 걸. 잠시 입은 즐거울지 몰라도 온 팔, 다리는 다시 떨어져 나갈 듯이 움직여야 되겠지.


처량하게 서서 수십 번을 마음으로 들었다 내려놨다를 반복하다 결국 빈손으로 제빵 코너를 지나쳤다. 내게는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빵을 거의 달고 살았던 나와 처음으로 작별하는 순간이었에.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입이 심심하단 이유로 주워 먹었던 간식들이 후회스러웠다. 피땀 흘리며 홈트를 하며 그랬던 날들을 후회했다.


하지만 후회의 다음은 자책이 아니라 새로 다시 태어남을 의미했다. 나는 다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일주일 간 단 하루도 홈트를 빠뜨리지 않고 했다. 그리고서는 이제 더 이상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홈트와 함께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찬 내게 시련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시작한 지 3일째 되던 밤 둘째가 어금니가 나는지 밤새 잠을 설치고 울었기 때문이다. 잠시 잘 자다가 찢어지는 듯한 울음에 놀라 일어나서 달래는 걸 반복하다 보니 4시 훌쩍 넘었다.

 

아침이 되자 첫째를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일어나야 했다. 비몽사몽. 정신이 아득하고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 자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둘째는 이가 나서 불편한지 낮잠도 쉬이 잘 기세가 아니었다. 나는 첫째를 차에 태워 보내고 바로 홈트 영상을 켰다. 그러고서는 어느 날보다 신나게 몸을 움직였다. 하루 중 그때가 아니면 홈트를 할 기운이 남아있지 않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날조차 나는 홈트를 했고, 홈트는 점점 나의 일과가 되어갔다.




물리치료를 간 것도 아니고 병원에 가서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은 것도 아닌데 홈트를 하고 나서 온 몸을 헤집고 다니던 근육통이 사라졌다.


운동 이틀 차 때쯤부터였던 것 같다. 그리 오랜 시간 날 따라다니던 근육통이 말끔히 사라진 건. 목이나 등에 담도 쉽게 걸렸었는데 내 어깨와 목이 아닌 것처럼 가볍고 돌리기도 쉬웠다.


거울을 볼 때면 혹시나 숨어있던 턱선이 까꿍 하고 나오지는 않았을까 한참을 찾아다. 아직 눈에 띌 만한 변화는 없지만 부기가 빠진 느낌은 선명하다.


몸의 변화는 얼굴보다 더 두드러진다. 군살이 많이 들어다. 있던 뱃살이 갑자기 없어지지는 않지만 착 올라 붙 게 느껴진다. 크기 줄면서 올라 붙으면 좋겠지만 아직 시작하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걸 떠올린다.


어떤 자세를 취할 때면 등에 불필요한 살이 접히는 게 느껴지는데 그동안 왜 인지조차 하지 못한 채 살았나 싶다.


홈트를 하는 동안 흐르고 때로는 뚝뚝 떨어지는 땀과 함께 살도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다. 그동안 살이 많이 붙었어라고만 느꼈던 내 몸에 이렇게 다채로운 부위들이 존재하는 줄 몰랐다. 동작에 따라 불필요한 살들이 접히는 부위가 다 다르다. 당기는 부위도 다 달라서 내 몸을 제대로 알아가는 기분이다.


홈트를 하고 있을 때 내 표정을 스스로 보지 못함 위로가 된다. 으며 시작했다가 늘 거의 울다시피 하며 끝나기 때문이다.


따라 하느라 힘들어서 경직된 내 표정과는 달리 입에서는 자꾸 이 말이 불쑥 튀어나온다. "아. 시원해." "아. 시원해."하고 말이다.


동작을 따라하는 건 간지러운 등을 긁는 것처럼 시원하다. 동작에 따라 여기저기서 다른 근육이 당기는데 그게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시간 동안 그 동작을 반복하며 버티는 게 힘이 든다면서도 그 시원함을 놓칠 수 없다.


보통은 둘째가 낮잠 자는 시간에 잠을 반납하고 홈트를 한다.


깨어있을 때 하게 되면 다행히도 걸음마를 시도하는 둘째가 홈트 노래에 맞춰 신이 나는지 두 발로 우뚝 서서 몇 발짝씩 걸어 다닌다.


그래도 내 시간을 가지느라 둘째와 제대로 놀아주지 못했다는 마음에 홈트가 끝나면 둘째가 가장 좋아하는 목욕을 바로 시켜준다. 이럴 때면 정말 나도 엄마가 다 됐구나 싶다.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흘러 당장에라도 씻고 싶고 힘들어서 제대로 설 기운도 없으면서 아이의 기분 챙긴다고 목욕부터 시키니 말이다.


운동을 하고부터는 마음과 머리가 많이 맑아진 느낌이다. 스트레스받을 일이 생기더라도 이미 한참을 덜어 놓은 상태에 얹어지는  가볍게만 느껴진다.


홈트를 시작하며 고생한 게 아까워서 또 그 고생을 더 늘리고 싶지가 않아서 살찌기 쉬운 음식도 몸에 해로운 음식도 덜 먹게 다. 로 식단이 건강해졌다.


홈트를 하며 내 몸에 소홀히 하지 않도 되서 다. 몸이 점점 좋아지는 것도 좋. 


나는 홈트를 하며 앞으로 더 건강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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