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외출

사진 속 엄마

일요일 오전 엄마가 동생네와 함께 집에 놀러 오셨다. 제부의 제안으로 우리 집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한 것이다. 엄마가 온다니 평소와는 다르게 아침을 준비하고 싶었다. 남편은 분주하게 아침 준비하는 날 보며, "평소와 너무 다른데...... " 하며 눈을 찡긋했다. 샌드위치, 샐러드, 웨지감자. 치아바타와 올리브조림, 치즈, 과일 주스 등. 엄마는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며 카페에 온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 나도 가족들이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뿌듯했다.


식사 후 동생네 부부와 아이들 얘기하다 보니 소파에 앉아 있던 엄마가 안 보였다. 엄마는 큰 아이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계셨다. 엄마는 집에 오시면 대화에 계속 참여하기보다는 TV를 보거나 쉬러 방에 들어갔다. '대화의 화제가 부모님이 아닌 아이들 얘기여서 일까? 아니면 피곤하신 걸까?' 방으로 조용히 들어간 엄마를 보며 괜스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엄마 오늘은 바람 한 번 나가볼까?"

"응, 그래"

"애들은 수련관에 가서 좀 놀게 하고, 우리는 예쁜 카페에 한번 가보자."


엄마가 오셨을 때도 아이들과 외식은 쉽지 않아 거의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엄마를 모시고 기분전환 할 수 있는 곳에 가고 싶었다. 전에 생각해 둔 곳들이 두어 군데 있었는데 주말이라 사람들로 분주할 것이 분명해 고민이 되었다. 때마침 남편은 해수족욕장에 가보자고 했다. 고민하는 내게 답을 주는 남편이 고마웠다.



해수족욕장에 도착하니 눈에 띄는 건 바로 옆 다양한 꽃들이 가득한 정원이었다. 이름 모를 꽃들이 눈에 한가득 들어왔다.


"엄마, 꽃 너무 예쁘다. 그렇지?"

"어쩜, 수목원만큼 잘해놨네."

엄마는 알록달록한 꽃들을 보며 다소 들뜬 목소리로 답했다.


"엄마, 여기 서봐. 내가 사진 찍어줄게."

"아니, 괜찮아."

"그래도 이왕 나왔으니 사진 찍어줄게."


엄마는 좀 쑥스러운 듯 꽃들 사이에 섰다. 나는 핸드폰 거리를 조정하고, 엄마 얼굴이 돋보이게 인물사진으로 찍었다.


"엄마, 꽃이랑 너무 잘 나왔어. 봐봐."

"엄마는 정면 사진 안 찍고 싶어. 너무 주름진 얼굴이 늙어 보여 싫어."

"알겠어. 그럼 살짝 옆에서 찍어줄게."

"엄마. 좋아. 그 자리서 조금만 더 뒤로"

"엄마, 꽃 잡고 나 봐봐."

"엄마, 웃어봐. 괜찮아. 걱정하지 마. 예쁘게 잘 나오고 있어."


엄마는 열심히 내 말을 따라 표정도 지어보고, 포즈도 바꿨다. 나는 사진 찍고 엄마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마음에 드는지 계속 물었다.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새 40장을 넘어갔다. 다행히 엄마가 좋아하는 사진이 있었다.



어렸을 적 부모님은 우리 사진을 정말 많이 찍어주셨다. 사진첩에 다 넣지 못한 사진들이 한 봉지 가득 있었던 때가 생각난다. 사진을 보며 즐거웠던 순간을 되돌아보곤 했었다. 나도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아이들의 순간을 다 남기고 싶어 사진을 수도 없이 찍었다. 나의 마음과 그때 부모님의 마음이 같을 것이다.

늘 아이들 보느라 뒤에 있던 엄마를 보지 못했다. 오늘은 엄마가 주인공이다. 엄마가 나를 보고 웃는다. 이 순간을 오랫동안 남기고 싶어 내 카메라에 내 마음에 찍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