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들

아들의 깜짝 방문

엄마 날이 너무 덥네. 어디야?
응, 집 앞 카페에 아줌마들이랑.
더운데 시원한 데서 있어서 다행이네.
응, 주말에 ○○이가 왔었어. 그래서 너희 주려고 만든 콩국물이랑 닭개장 보냈어.
괜찮아 엄마. 잘했어.
근데 이번에 혼자 와서 둘이 싸운 거 아닌가 걱정했다.
요즘 각자 다닐 수도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응, 안 그래도. ♡♡엄마 전화 왔더라.
"어머님, 저희 싸운 거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그래서 엄마는 오랜만에 아들이랑 뭐 했어?
응, 엄마 아웃렛에 신발 맡기러 가야 했는데, ○○이가 데려다줘서 잘 다녀왔어.
옷도 한벌 사준다고 했는데, 다음에 하자고 했어.
왜 그냥 하지. 엄마 좋았겠네. 아들이랑 오붓이 데이트도 하고 그렇지?
그럼, 좋았지.


그럼 가끔 혼자 놀러 오라고 해.
안 되지. 둘이 진짜 싸우고 오면 어쩌니?

엄마와 주말 안부 물으며 나눈 대화이다. 엄마는 오랜만에 아들이 와서 좋았다고 기분 좋은 목소리로 답했다.



'막내아들과 오랜만에 둘만 있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막내는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기숙사, 자치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 정착해 엄마 곁에서 떨어져 산지도 20년이 넘었다. 이제 결혼까지 한 막내는 엄마아들이 아닌 엄연히 독립한 어른이 되었다.


막내는 한 달에 한번 엄마를 찾아온다. 식구들 모두 올 때도 있고, 혼자 올 때도 있다. 엄마는 이번 아들의 방문이 당연히 반갑고 좋았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들의 표정, 몸짓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다행히 짧은 의구심은 며느리의 친절한 전화 한 통으로 사라졌다. 엄마는 가벼워진 마음을 저녁상을 준비하며 마음껏 표현했을 것이다. 손자도 없이 아들 혼자 왔으니 온전히 엄마의 아들이었을 것이다. 식사 후 아들차 타고 드라이브도 가고, 오붓하게 식사도 하고. 가깝게 사는 딸들과 자주 하는 일들이지만. 엄마에게 이번 주말은 달랐던 것이다.


막내의 깜짝 방문에 내심 반가워하면서도 걱정하는 엄마를 보며 부모여서 가질 수밖에 없는 감정인 것 같다. 본인이 좋으면서도 자식에게 혹여나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하는 마음 말이다. 자식의 작은 행동 하나가 부모에게 선물이 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제 아이가 아닌 어른이 된 자식으로 좀 더 엄마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깜짝 방문해 준 막내가 고맙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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