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어디를 가고 싶어 할까?
오늘은 엄마의 휴가가 끝나는 날이다. 엄마의 휴가지는 바로 집이었다. 직장 다니는 둘째네가 5박 6일 휴가를 갔다. 일찍 출근하는 동생 대신 조카들 아침밥 챙겨줘야 하는 일과에서 벗어나 엄마의 여름휴가도 시작되었다. 엄마는 모처럼 아침 늦게까지 주무시고, 낮에는 친구분들과 동네 커피숍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아침저녁 산책도 날이 더워 힘들고, 집에 있는 게 최고라고 했다.
엄마도 여행이나 휴가 가고 싶지 않아?
안 그래?
"아줌마들 다 물어봐도 가고 싶은데 없데.
다들 집이 최고라고 하고"
"아니 자식들이 휴가 같이 안 가니까 못 가는 거 아니야?"
"그건 그렇지." (엄마 웃음)
"엄마 미안해. 맨날 바쁘다고 핑계만 데고"
"얼마 전 뉴스에 나온 얘기인데 시어머니가 너희는 휴가 언제니?라고 묻는 게 며느리에겐 스트레스래."
'같이 가자고 그러시나?'아니면 '부모님 댁에 오라고 하는 건가? 한다고......
(나의 웃음) "그래 며느리 입장에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그래도 엄마 가고 싶은데 있으면 말해봐. 나중에라도 같이 가보게."
"아니야. 더운데 나가면 고생이지."
"자꾸 엄마 신경 쓰지 말고 애들이나 잘 봐."
"응, 알겠어."
"엄마! 휴가 대신 집에 있으니 에어컨이라도 시원하게 틀고 있어."
휴가 기간되면 아이들 좋아하는 물놀이 시설이나 호텔을 알아본다. 아니면 지방에 있는 시댁에 가서 짧은 연휴를 보내거나 한다. 연휴는 주로 아이들 중심으로 계획을 잡아 보냈다. 이번 여름도 예외 없이 큰 아이 학원 스케줄로 휴가는 가을로 미뤄둬야 한다. 나도 내 아이만 보고 갔던 것처럼 우리 엄마도 그랬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 여름휴가는 강원도 치악산 계곡 근처였다. 매미 소리로 귀가 따가웠고, 햇볕은 강가의 자갈들을 뜨겁게 데워 맨발로 걷기가 힘들었다. 외삼촌네 가족들과 우리 가족들이 모였다. 파란 텐트 옆 어른들은 식사준비하고 아이들은 강물에서 첨벙거리며 놀았다. 당시에는 차도 없었는데도 부모님은 텐트, 짐가방 그리고 세 아이를 데리고 버스로 강원도까지 갔다. 지금 기억에도 그 여름휴가는 즐겁기도 했지만 덥고 힘들었다. 그래도 그렇게 힘들게 여행 갔던 기억이 부모님의 사랑으로 내 마음 한편에 남아있다.
지금 나는 차도 있고, 내가 자랐을 때보다 더 시간적 경제적 여유도 있다. 그런데도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과 추억이 많지 않은 것은 엄마를 향한 마음을 내 자식들 뒤에 두어 서인가 보다. 더 늦기 전에 엄마와의 휴가시간을 가져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