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직접 고를 수 있게 기회를 주세요
작년에 봤던 웩슬러에 검사에서 상위 1%를 받았던 아이가
올해는 상위 0.5%가 나왔다.
작년에 상위 1% 판정을 받고서는 사실 어떤 생각이였냐면,
이 검사 한번으로 아이의 영재성을 판단할 수도 없거니와
유지되는 것도 아니기에 큰 의미를 두지않았는데,
올해는 0.5%로 작년보다 높게 나왔다는 말을 듣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엄마, 나 오늘 열심히 했으니까 집에가서 티비봐도 돼?"
계속 내 대답을 기다리는 아이와는 다르게
나는 딴 생각에 잠겼다.
'그럼 나는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되지?'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해 그날 밤 내내 뒤척였다.
검사를 맡은 선생님께서는
"지금처럼만 해주세요." 라고 말하셨지만,
'지금 처럼... 이 어떤거였지?'
나는 '지금처럼' 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생소하게 느껴지긴 처음이였다.
'지금처럼'
지금 처럼이 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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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새벽까지 유튜브를 보며
아이를 잘 키우는 엄마들에 대해
열심히 영상을 봤다.
유튜브에는 대게 이런 제목의 영상들이 많았다.
'아이 잘 키우는 엄마의 공통점'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엄마들의 육아법'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이것만 하세요!'
'선생님이 본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특징'
이런 영상들을 보다가
여러 선생님들의 얘기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 엄마들도 만나 보셨을 텐데, 어떠셨나요?"
"보통 공부 잘하는 학생 부모님들은 학교에 잘 오지 않으세요.
잘하고 있으니까 연락도 잘 없으시고.. 딱히 올 일도 없으시죠ㅎㅎ
일 년에 한두번 면담하러 오시면 별 말씀도 없으세요.
혹여 아이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그랬냐고' 하시면서
아이를 믿는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선생님들이 만나본 인성 좋은 아이,
공부잘하는 아이들의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를 믿고.
아이의 의사를 존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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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아이를 백프로 믿어줄 수 있을까?
만약 아이가 지금 당장
"엄마 나는 공부안하고 놀기만 하고 싶어!" 한다면,
"그래! 우리 딸 하고 싶은거 해! 엄마가 믿어줄게!"
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
내가 아이에게 뭘 더 해주려고
욕심을 내는 것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 됐든 나는 믿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게 아이의 씨앗(재능)을
아이 스스로 고를 수 있게 믿는
엄마의 특징이다.
우리 엄마들은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
아이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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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들은 저마다 심고 싶은
씨앗의 종류가 다르다.
아이는 마음 속에서
'작은 씨앗을 심어야지' 하고 마음 먹었는데
기왕 심을거 '큰~~ 씨앗'으로 싶으라고
엄마가 옆에서 땅을 밟고 서있다.
씨앗 하나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없는 아이들은
어떻게 자랄까?
엄마가 씨앗을 골라준 아이들은
평생 엄마가 씨앗을 골라주길 기다릴 것이다.
엄마가 물을 주라고 말해줘야만
물을 줄 것이고,
그 씨앗은 이제 버려도 돼. 라고 말하면
버리는 아이로 클 것이다.
혼자서는 씨앗 하나 고를 수 없는 아이로 큰다.
내 땅에 어떤 씨앗을 심을지
고르는 것부터 아이가 해봐야
다음에 다른 씨앗이 생겼을 때도
혼자 키워낼 수 있다.
이게 내가 아이를 키우면 만든
나만의 소신이다.
엄마는 아이가 씨앗을 고를 수 있게
기회를 주기만 하면 된다.
엄마 마음에 안들 수 도 있다.
성에 안 찰수도 있다.
그런데 그 한번의 경험들이 쌓여서
아이의 무기가 된다.
아이가 커가면서 만날 다양한 씨앗들을
엄마가 모두 골라줄 수 는 없다.
스스로 썩은 씨앗은 속아내고
튼튼한 씨앗을 고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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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지능이 0.5%라고 나온 날,
야근하고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우리 과학 전집도 좀 사고,
내일 교보0고 가서 워크북도 좀 사려고.
영재반 수업도 있다던데 거길 보내는게 나을까?'
라고 말하려다 이렇게 말했다.
"여보,
오늘 아이한테 너무 고맙더라.
크게 아픈데 없고,
모난데 없이 잘 자라줘서.
지금처럼만 하려고.
난 우리 딸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