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 육아의 탄생

1% 영재를 키우는 엄마 이야기

by Moonshine

평범했던 아이가 영재가 된 순간

그날도 여느 때와 별다를 게 없는 하루였다.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와서 목욕을 하고 앉아

패드 학습을 하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패드는 경쾌한 목소리로 문제 읽기 시작했다.

"쿠키가 5개 있어요.

한 접시에 쿠키가 2개 있어요.

그럼 나머지 접시 있는 쿠키는 몇 개 일까요?"

아이는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계속 이상하다고만 얘기했다.


답답한 마음에 서랍에 있던 초코칩 쿠키를 꺼내어

접시 2개와 함께 거실 좌식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잘 봐봐. 여기 쿠키가 2개 있는 거야.

그럼 다른 접시에 쿠키가 몇 개 올라가야 하지?"

"엄마 아니야. 아니야."


'아니.. 여기 버젓이 3개가 있는데

왜 3개가 아니라는 거지?'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이가 초코칩 쿠키 한 개를 들더니

'톡-'하고 쿠키를 부러뜨린다.


"엄마. 봐. 이래야 똑같아."

나는 아이의 행동을 보고 적잖이 놀란 뒤 이렇게 말했다.


"그러네. 맞네. 이래야 똑같네."

그리고 그날 저녁 영재원에 테스트를 접수했다.




선생님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영재 테스트를 마치고 나온 아이의 표정은

그저 그랬다.


대기실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

큰 화이트보드에 점을 찍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 이야기 놀이도 하고.


배고파 하길 래 옆 건물 카페에서 사 온 초콜릿 쿠키를

와그작와그작 씹어먹고 있었다.


선생님과 나는 따로 방으로 들어갔고,

은하는 다른 선생님과 보드게임을 하러 갔다.




"어머니, 은하가 상위 1프로로 나왔어요."

그 뒤로 여러 이야기가 오갔고,

나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그럼 전 앞으로 어떻게 해줘야 하나요?"

선생님은 별다른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지금처럼만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숙제를 한 아름 들고 온 기분이랄까?

지금처럼 이 어떤 걸 말하는 걸까.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영재원을 나와

약속한 대로 아이와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다.


우리 아이의 최애 간식은 아이스크림인데

매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 얼굴만 한 콘 아이스크림을 들고

산타할아버지 수염처럼 입 주변에 묻혀가면 먹는 모습은

꼭 어린아이 같다. 어린아이가 맞지만.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도 많이 피곤했는지 뒹굴이다가 바로 잠들었다.


아이가 누운 채 나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오늘 참 즐거운 하루였어. 그치 엄마?"




내가 특별히 해준 게 있었나?

다음날부터 나는 복잡한 내 머릿속의 실타래를

하나씩 정리해 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했던 것 아이의 어릴 때 영상 돌려보기.

내가 뭐 특별히 해준 게 있나 싶어서.

아무리 돌려봐도 특별히 해준 게 없다.


요즘 엄마들 다한다는 엄마표 놀이?

안 했다.


그럼 요즘 엄마들 다한다는 책육아? 다독?

아니 매일 책 읽어줄 시간이 어딨어..


그럼 요즘 엄마들이 빠져있다는 몬테소리?

돈이 없어서 엄두도 못 냈다.


무엇이 우리 아이를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나는 이 답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나는 특별히 아이에게 해준 것은 없지만,

육아서를 읽으면 좋은 걸 내 것으로 만들면서

시야가 확 트였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걸 깨달은 뒤부터

나는 내 육아생활이 꽃밭이었다.


아이랑 잘 싸우지도 않았고,

문제가 생기면 아이랑 잘 풀어갔으며,

서로가 서로의 꿈을 응원해 주었다.


아 그럼 이건가?

내가 바뀌어서인가?




평범한 엄마라서 가능한 이야기

아이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재능은 무궁무진하다.

영재라고 해서 머리가 좋은 영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술영재, 음악영재, 체육영재, 글쓰기 영재 등

20년 뒤에 우리 아이들이 피우고 있을 꽃은 무엇이 될까?


하루하루 뭘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엄마들이 많다.

워킹맘으로 일이 끝나고 들어오면

아이에게 뭘 해줘야 할 것 같은데

뭘 해야 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다.


그래서 나는 알려주고 싶었다.

워킹맘도, 전업맘도. 의사, 변호사, 검사가 아닌

평범한 엄마가 키우며 느낀 육아 소신들.




그래서 꽃밭육아가 태어났다.

어제 문득 내가 무얼 말하고 싶은지 생각해 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아이라는 꽃을 키우는 게 아니다.

아이는 지금 아이의 텃밭을 스스로 가꾸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가 텃밭에 뿌려놓은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면 된다.


씨앗을 심을 수 있는 삽과 물 뿌리개를 쥐어주고,

물을 너무 많이 주는 것 같으면 썩는다고 알려도 주고

그렇게 스스로 씨앗을 심고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도와주는 거다.


우리는 아이의 텃밭에 함부로 들어가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면 안 된다.


엄마가 키워준 꽃은

아이의 꽃이 아니다.


아이 스스로 키울 수 있게

도와만 주면 되는 것이다.


물론 꽃밭엔 벌과 벌레가 생길 수 있다.

열매가 탐스럽고 꽃이 사랑스러우니까.


그럴 땐 나무의 뿌리를 뒤흔들게 아니라.

기다리면 된다고 알려주면 된다.

벌은 지나갈 것이고 열매 한두 개가 벌레에 썩었다 한들,

뿌리가 튼튼하면 다시 열매는 맺힐 것이니까 말이다.





나의 최종 육아목표는

아이의 '건강한 독립'이다.

나는 공부를 잘하는 법에 대해 말하려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갖고 있는 재능을 꽃피울 수 있게

어떻게 하면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지 그걸 얘기하고 싶다.


아아의 독립이 20살이라면 나는 지금 4분의 1을 지나왔다.

먼저 걸어온 나의 육아 소신이 당신에게도 도움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