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스스로 삽을 들어 올릴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엄마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기다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심으려는 씨앗을
이미 나도 심어봤고, 키워봤기에
아이가 씨앗을 어디에 심을지 고민하는
그 '찰나의 시간'을 못견디고 저지레하는 엄마들이 많다.
엄마가 못 기다리면서 시간을 재촉하면,
아이는 불안해진다.
불안이 좀먹은 씨앗은,
싹이 올라와도 줄기에 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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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아이랑 큰 테마파크 동물원에 간 적이 있다.
체험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내 아이는 모든게 처음이라
준비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나도 경험이 적고 아이도 어렸던 그 시절,
나는 아이 등을 떠밀며 말했다.
"얼른 가서 줄부터 서.
어떻게 하는지는 엄마가 알려줄게"
"저기 봐봐, 동생도 저렇게 하잖아.
이거 어려운거 아니야."
아이에게 내 할 말만 하고
유심히 관찰하는 아이의 손을 억지로 붙잡고
기다란 한줄 서기에 합류했다.
그리고 우리 아이는 그 날,
어떠한 체험도 하지 못하고 돌아왔던 적이 있다.
아이의 기분은 무척 상한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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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나는 이불을 목 끝까지 말아 올리고 가만히 생각했다.
'내가 내 아이를 이해해주지 못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씨앗을 심고 키우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이것을 보통 성향이나 기질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내가 먼저 씨앗을 키워봤다고
내 아이도 나처럼 똑같은 마음일거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나는 내 아이가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는데
아이만의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는 걸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이걸 깨닫고 나서 나는
아이와 새로운 곳에 갈 때면
아이를 기다려준다.
아이가 물어보는 것에만 설명해주고
아이 스스로 삽을 들고 땅을 팔 준비가 될 때까지
진짜 쥐죽은 듯이 기다렸다.
그러자 아이가 스스로 입 밖으로 자기의 소리를 냈다.
"엄마, 나 저거 해볼래."
이렇게 아이 스스로 삽을 들고 땅을 팔 수 있게
믿고 기다려주는 경험이 쌓이자,
지금의 우리 아이는 어디 가서든
제일 앞장서서 나서는 어린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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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을 들고 파보기 전까지는
땅에서 뱀이 나오거나 벌레가 나올까봐
무서워서 망설였는데, 막상 해보니
'땅 파는거 별거 아니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보였다.
만약 아이가 스스로 고민하고
망설여도보는 시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직도 땅이 무서워
자신의 밭에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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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기다려줘야 한다.
내가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데,
아이가 어떤 색 삽을 들고 갈지 고민하고
어떤 색 장화를 신을지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숨이 나올지도 모른다.
씨앗을 확-낚아채서
일단 던져버리고 싶을 때도 생길거다.
하지만 기다려야 한다.
정말 그랬다간 아이가 놀래서
엄마가 집어던진 씨앗들을 주워담느라
상처받고 불필요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만의 속도로 밭을 일궈낼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는 어른이 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