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화를 어찌해야 할는지
화는 모든 것을 부순다.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
용서, 관용, 공감, 친절, 아량, 사랑, 희망, 공경, 신의, 배려….
마음이 텅 빈다.
화가 지난 자리는 황폐하다.
작은 여유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화는 모든 것을 불사른다.
화는 자신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웃으로 빠르게 확산된다.
자신을 태운 불꽃은 이웃도 삼킨다.
화의 끝은 파멸이다.
화가 화다.
튀는 화를 어찌해야 할는지
좋아하는 목록은 짧다.
그러나 싫어하는 목록은 끝이 없다.
싫어함의 목록은 도처에 널려있다.
부정의, 불공정, 불인정, 불존중… 말만 들어도 화가 치민다.
그뿐인가.
배고픔, 피로, 악취, 소음, 지시, 뒷담, 배신, 분실, 위약, 낙방, 기다림, 외면, 문란, 간섭,
폭력, 무례, 파렴, 무시… 화를 돋우는 일은 차고 넘친다.
싫어함의 목록은 언제 어디서나 함께다.
떼래야 뗄 수 없는 동반이다.
화냄의 선행조건은 화남이다.
화가 나지 않으면 화를 낼 수 없다.
문제는 무언가에 눈길이 닿고 무언가가 귓가를 스칠 때마다 어김없이 화가 꿈틀댄다는 거다.
이목구비를 스치는 많은 것들이 화를 부른다.
메마르고 강퍅한 마음엔 불이 쉽게 붙고 쉽게 타오른다.
마음을 적셔야 한다.
마음은 언제나 촉촉해야 한다.
자신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하고
스스로를 이해하고 부드럽게 보듬어 주고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고…
그러나 참 쉽지 않다.
아무리 애써도 화의 불씨는 남는다.
남은 불씨는 작은 바람에도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켠다.
가슴이 언제나 부글부글 끓고
북풍한설에도 열불이 식지 않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