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해라
삶은 ‘더 높이, 더 많이’를 위한 전쟁이 아니라
사랑을 나누는 일이다.
저항은 ‘더 높이, 더 많이’를 향한 욕망을 멈추고
삶을 사랑하려는 노력이다.
욕망은 사랑을 짓밟고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를 부른다.
삶과 삶이 부딪치고 삶과 삶이 서로를 탐하는 욕망에서
에너지가 솟구치고 삶이 풍성해진다는 생각은 이제 한물갔다.
매 순간
우리를 매혹하는 온갖 욕망은
우리를 진 빠지게 만든다.
저항해라
보지 마라
일렁이는 물결,
피 튀는 격투기,
이발 저 발에 짓밟힌 낙엽, 공격적이고 무례한 삿대질
듣지 마라
사납게 몰아치는 비바람,
찢어질 듯 내달리는 온갖 소음
이는 이러쿵 저는 저러쿵 내뱉는 그들에 대한 삿된 평가
만나지 마라
전직을 떼어내지 못하고 여전히 그 자리를 탐하며 왕년에 머무는 이
너희와 다르다며 높고 두터운 장벽을 쌓아 자신만의 왕궁을 건설하는 이
외로움, 고독, 적적함, 쓸쓸함을 구실로 ‘함께’를 구걸하는 이
말하지 마라.
‘사주가 어떻고 팔자가 어떻고’…, 신세한탄하지 마라.
‘안 돼, 꿈도 꾸지 마, 네가!, 되겠어?’…, 희망을 죽이고 의욕을 눕히지 마라.
‘너 때문에’…, 나는 정의 너는 부정의, 나는 참 너는 거짓…, 남 탓하지 마라.
먹지 마라
겉과 속의 안녕을 외면하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것
내일에 대한 고민도 걱정도 염려도 없이 몸도 원치 않는 형형색색 환상적인 그것
이목구비를 높은 도수로 절이고 '필름 끊김'으로 인도하여 인간적 사고를 무심히 씻어 내리고 온갖 화의 근원이 되는 유혹의 물
하지 마라
귀에 거슬리고 눈에 들지 않고 마음이 불편하고 심사가 뒤틀려도 꼼짝 말고 삭혀라
너는 내게 마땅히 그리고 당연히 그렇게 혹은 저렇게 해야 한다는 어쭙잖은 생각을 멈춰라
오늘은 내일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매일매일에 뭔가 구실을 달아 파랗게 밑줄 긋고 빨갛게 힘주었던 그 일을 ‘다음’으로 미루지 마라.
……
삶에 취해 비틀거리지 않으려면 잡다한 욕망에 저항해라.
더 많이, 더 높이, 더 빨리…, ‘더~’를 멈추면 삶은 안정된다.
기강이 서고 체계가 잡힌다.
하늘을 보자.
그리고 싱긋 웃자
땅을 듣고 나무를 만나자.
그러면
탐욕으로 흐려진 시야가 밝아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