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흉해지는 건
삶은 말이 만든다.
말의 색이 삶의 색깔이고 말의 향이 삶의 향기다.
삶을 흔드는 것도 말이고 흔들리는 삶을 잡아주는 것도 말이다.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도 말이고 눈물을 닦아주는 것도 말이다.
만남도 이별도 말이 만든다.
기쁨도 슬픔도 말의 결과다.
마음을 깜깜한 밤으로 만드는 것도
마음에 환한 태양이 떠오르게 하는 것도 말이다.
입이 흉해지는 건
수시로 들려오는 욕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낯설다.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한데 들을 때마다 생경하고 언제나 가슴이 아리다.
욕은 애들의 일상이다.
그들만의 소통방식이다. 욕 없는 소통은 불가하다. 둘이든 셋이든 애들이 모인 자리엔 언제나 욕설이 튄다. 모욕과 저주가 어지럽게 뒤엉킨다. 애들은 철천지원수라도 되는 양 서로를 향해 독설을 내뿜는다. 마구 뿜어대는 욕설은 귀를 뚫고, 머리를 크게 돌아 사정없이 타인의 가슴을 휘갈긴다.
어쩌다 아이들의 혀는 저주의 도구가 되었나.
어쩌다 아이들의 입은 악취를 풍기는 무덤이 되었나.
어쩌다 아이들은 친구의 가슴을 헤집는 저주꾼이 되었나.
어쩌다 아이들의 말은 누군가를 해치는 흉탄이 되었나.
왜 아이들의 말에 이토록 날카로운 날이 서고 가시가 돋을까.
왜 서로의 인격을 짓밟고 비방하고 헐뜯을까.
왜 아이들의 말은 뻘건 분노의 색으로 물드는 것일까.
전쟁이 전사(戰士)를 만드는 법이랬다.
수년, 매일, 매시간 밟지 않으면 밟히고, 누르지 않으면 짓눌려야 되는 이 잔혹한 전쟁 같은 현실이 아이들을 사나운 싸움꾼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을 전장에서 전투하는 전사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사납고 과격한 욕설은 밟히고 눌리지 않으려는 몸부림은 아닌지.
거칠고 험한 말들이 한시도 멈춤 없이 마구 뒤섞여 떠도는 학교,
아이의 목구멍은 총구멍이 되고 학교는 살기 품은 전장이 되어가는 오늘, 교문은 위태롭게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