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몇 가지 방법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조울증 환자입니다. 조울증 환자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경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조증기간보다 우울증 기간이 더 길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 또한 조증은 대부분 1~2개월 이내로 끝났지만, 우울증은 짧으면 8개월, 길면 1년이 넘게 지속되었습니다. 보통 심한 조증의 경우 본인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입원치료를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아니 거의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입원을 하게 되면 의료진의 보살핌과 적절한 약물치료로 짧은 기간 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회복하게 됩니다. 반대로 우울증 시기가 오게 되면 심한 경우가 아닌 이상 입원치료를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입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조증에 비해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우울증은 여러 가지 육체적인 증상과 심리적인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지만 당사자 본인을 지치고 힘들게 하며 심한 경우 자살에 이르기까지 하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실제로 저도 우울증 기간에 자살사고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고 아직도 노력 중입니다. 그중 실제로 제가 몸소 체험했던 치료방법들에 대해 공유하려고 합니다. 우울증에 힘들어하시는 분들 뿐 아니라 주변에 우울증을 겪고 있는 가족, 친구들이 있는 분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조울증의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필수로 진행합니다.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물을 사용하진 않지만 우울증을 잡아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약물을 사용합니다. 일반적인 우울증의 경우에는 항우울제와 같은 약물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NRI) 등 다양한을 약물을 사용합니다. 간혹 중독성이나 부작용등의 이유로 약물치료에 거부감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데, 만약 제 주변에 우울증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적극 추천할 것입니다. 병원에 가는 것과 약을 챙겨 먹는 것 외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기본적으로 정신과 의사라면 중독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독성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약을 복용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보다는 증상이 호전됨에 따라 얻는 이점이 많이 때문에 약물치료를 추천합니다. 다만 약물치료 시작시점에서 최소 3~4주 정도는 지나야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하게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경험담을 보면 상담치료는 개인차가 심한 치료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비싼 비용과 상담사의 역량에 따라 치료효과가 많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1회 비용이 상담사의 역량(급수, 경력등)에 따라 적게는 6만 원에서부터 많게는 10만 원대까지 하며, 치료 기간도 짧게는 3~6개월부터 1년 이상까지도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됩니다. 상담센터를 직접 찾아가야 하며(요즘은 비대면으로도 진행합니다!)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비용도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상담사와 잘 맞지 않는 경우 치료효과를 잘 느끼지 못하기도 하며,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담(심리상담 용어로는 '저항'이라고 합니다.)으로 인해서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또한 한번 치료를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충분히 장점이 많은 치료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상담사와 라포(치료자와 환자-내담자 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나의 생각, 기억, 치부등을 가감 없이 이야기함으로써 심리적인 해방감을 얻게 됩니다.(대나무숲!!!) 또한 상담사의 전문적인 스킬들을 통해 자기 객관화를 할 수 있으며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자체의 정신건강센터에서 적은 회차이지만 무료로 진행하는 상담도 있기 때문에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본인에게 잘 맞는 상담선생님을 찾는 다면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방식입니다. 참고로 지역에 따라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이라면 '청년마음건강바우처'를 통해 10%의 비용(6~7만 원)으로 10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청년마음건강바우처를 통해 40회 진행 후 개인비용을 들여 상담치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사랑해요♥)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육체적 운동은 정신건강과 관련이 깊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정신건강전문가들이 운동을 적극 권장하는 것 같습니다. (근데 왜 저희 주치의 선생님은 말씀을 안 하셨을까요?) 하지만 문제는 우울증 환자는 운동할 에너지가 없다는 것! 일상생활을 유지하기에도 벅차고 심하면 침대에서 나오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한데 운동이라니 너무 가혹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있으면서 자기 자신을 비난하는 것보다 자신의 멱살을 잡고서라도 활동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입니다. 운동이라고 해서 헬스장을 등록해 무거운 바벨을 드는 것이 아니라 조금 빠른 걸음으로 30~40분 산책하듯 걷는 것만으로 충분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30분 이상 햇빛이 눈의 망막을 통해 들어오면 그 신호를 받아 우리 몸에서 자연스럽게 행복호르몬(세로토닌)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되도록 낮시간에 산책을 합니다. 한동안 12시간 이상을 자며 침대에서 나오지 못할 때 '이러다가 죽겠다' 싶어서 온몸에 남아있는 힘을 쥐어짜 산책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효과를 느끼지 못했지만 그래도 석박사님들이 하는 말이니 믿어보자 하면서 2주간 산책을 했고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제가 기본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치료방법들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만한 정보일 것입니다. 혹시나 2주 이상 우울한 감정이 들거나 무기력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하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보고 우울증 자가진단(BDI-Beck 우울척도)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상당히 공신력 있는 검사라고 합니다.
한편에 모든 내용을 담기에는 분량이 너무 길 것 같아서 2화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도 제가 시도했던 다양한 치료방법에 대해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편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공유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찡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