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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 Mar 14. 2024

숨통이 트이는 중입니다.

우울증 회복 중�

 몇 개월간 만성적인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잠을 16시간씩 자고, 그렇게 잠을 자는 스스로를 자책했습니다. 언제부턴가 가슴이 아플 정도로 답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슴에 커다란 돌이 얹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머릿속에는 끊임없이 나를 비하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인지기능이 많이 저하되어 10분의 짧은 영상도 볼 수 없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다시 사소한 일에도 웃을 수 있게 되었고, 조금이지만 생산적인 활동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나가 적지만 돈도 벌고 있고, 퇴근 후 이렇게 글을 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인지기능도 조금씩 회복돼서 책과 웹툰, 뉴스 등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이해력이 많이 부족하긴 합니다. �)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저를 이렇게 까지 바뀌게 했는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약물치료도 하고 있고 심리상담치료도 하고 있습니다. CBT(인지행동치료)도 하고 있고 명상도 하며 감사일기도 쓰고 있습니다. 저의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어찌 됐든 예전의 컨디션에 비해 80% 정도는 회복한 것 같습니다.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이제 좀 살 것 같다!"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전해지는 말입니다. 저를 꽁꽁 옭아매고 있던 사슬에서 풀려난 기분입니다. 물론 이 기분이 얼마나 갈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울증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릴 테니깐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지금을 즐기려 합니다. 내일이 불행하더라도 오늘 행복하면 그걸로 좋습니다.


누군가는 잠에 들 시간이고 또 누군가에겐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라 어떤 인사가 적당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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