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한줄

어둠 속에서

by 파란선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데미안





어둠 속에서




너무나도 캄캄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으로 일이 틀어져 버렸을 때


내 어깨에 더이상 짊어질 수 없을 때


그리고


드디어 마음조차도 너무 지쳤을 때


나는


꽉 막힌 그곳에 그냥 주저앉고 말았다.



15년간 해 왔던 일을 그만두면


답답하고 캄캄했던 내 의식이


마냥 밝아질 줄만 알았다.


나는 분명 도망쳤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어두운 그곳에 혼자 머무르고 있었다.

달려도 달려도 캄캄한 그 곳은 끝나지 않을 작은 나만의 지옥.



운동을 시작했다.


그림을 시작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말하기 시작했다.



근육을 움직이니 기분이 좋아진다.


그림을 그리니 행복해진다.


글을 쓰니 용서의 눈물이 난다.


말하니 속이 후련하다.




빛이 보이는 것 같다.


무엇이든 했더니 내가 살 것 같다.


당당하게 굴었더니 어깨가 펴지는 것 같다.


어 신기하다.


어두운 그곳이 조금씩 밝아지는 것 같다.


이제는 이 작고 어두운 곳을 깨고 나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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