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런치북은 7시 이전에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든 한 여성이, 30일 동안 새벽 5시에 기상하여 두 시간 동안 온전히 자신의 일에 집중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실험하는 과정을 공유합니다.
아름다웠던 벚꽃이 하루내 내린 비로 서서히 스러졌어요.
아주 잠시 우리에게 '나 여기 있어' 하고 알리고 가버렸네요.
또 일 년이 지나야만 아름다운 벚길을 걸을 수 있겠지요.
요즘은 벚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사용하기때문에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지만,
우리는 딱 이 시간만 그것의 아름다움에 취하죠.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여 분홍물결로 우리 마음을 흔들어놓고
꽃잎 모두 제 몸에서 떨굴 때까지는 채 일주일에 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찰나와 같은 시간이죠.
항상 우리 옆에 있었는데 우리는 그 짧은 시간에만 그것이 벚이라고 느껴요.
때론 우리에겐 그늘이 되어주고, 때론 우산이 되어 주었는데 말이예요.
벚 입장에서는 참 서운하겠어요. 사람들은 예쁠 때만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니까요.
아주 잠깐이지만 자기가 항상 그자리에 있음을 알리기 위한 화려한 몸부림인거죠.
벚.벚.벗....
잠시 내 옆에 있는 벗에게 생각이 머뭅니다.
내가 예쁠때나 예쁘지 않을 때나 항상 곁에 있었는데, 의식하지 못했어요.
물리적인 거리와 상관없이 가장 가까이에 닿아 있었는데 말이죠.
그 존재만으로도 나에게 힘이 되었고, 마음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줬어요.
변함없어 좋았었는데, 변함이 없으니 의식하지 못했었네요.
주변의 사물을 관찰하는 연습을 하다보니 결국 오랜 친구에게 시선이 머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소원했어도
항상 거기에 있어줘서 고마웠다고
오늘은 꼭 마음을 전해야겠습니다.
벚꽃이 피기시작하면 우리는 약속하죠. 주말에 꽃 보러 가자고.
그런데 항상 그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더라구요.
봄의 변덕은 비가되고 바람이 되어 꽃잎을 저 멀리로 후~하고 날려버려요.
오늘 전하지 못하면 또 얼마나 걸릴지 몰라요.
지금 떠올린 그에게 꼭 안부를 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