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동기들과 선후배들이 가장 자주 던졌던 질문이 있었다.
“넌 왜 늘 같은 옷만 입고 다니냐?”
가까운 친구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옷이 그렇게 없냐”, “빨래는 하는 거냐” 하고 웃어넘기곤 했다.
하지만 사실, 나는 옷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다.
요일마다 다른 옷을 고를 수 있을 만큼의 여유는 분명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기어이 같은 옷을 반복해서 집어 들었다.
설명하기 벅찰 정도로 단순한 이유였다.
어떤 것에 익숙해지는 순간
그것이 오래도록 내 곁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자리 잡았을 뿐이다.
몇 해째 쓰는 핸드폰 기종, 모서리가 닳아 제 모양을 잃어가는 가방,
손에 잡히면 더 이상 다른 펜을 찾을 필요가 없을 만큼 익숙한 필기구들.
나는 새것의 반짝임보다
내 손때와 시간이 얹힌 사물의 무게를 더 신뢰했다.
그 무게는 나를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주는
작고 사적인 버팀목 같았다.
그리고 사람에게까지 번져갔다.
나는 소중히 여긴 모든 것들이
변함없이 내 곁에 머물러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사람은,
손에 잡히지도 않고, 가방처럼 어깨에 둘러 멜 수도 없고,
무언가로 묶어둘 수도 없다.
언제든 떠나고, 변하고, 잊히고, 사라지는 존재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떠나는 존재들 대신
떠나지 않는 것들을 곁에 두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것은,
사라짐을 견디기 위한 나만의 조용한 방어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