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냐짱에서의 하루^&^

술 이야기

by 메기

친구와 나는 둘 다 입이 짧은 편이라 여행할 때 식비가 크게 들지 않는다. 대신 술을 굉장히 좋아해서 이번 냐짱여행 동안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술을 마셨다.


한국에서는 소주를 주력으로 마시지만 베트남에서는 소주가 너무 비싸서 테킬라를 많이 마셨는데, 솔직히 테킬라가 맛은 없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이것저것 시켜보며 내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찾아보려고 했다. 나는 말리부같이 코코넛 향이 나는 술은 좋아하지 않고, 너무 과일 맛이 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마실 수 있게 그 술집의 시그니처나 잘 팔지 않는 칵테일은 피하려고 했다.




너무 더운 날이었고 쇼핑몰 구경도 지친 우리는 낮술을 즐기기로 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 겸 바에 들어갔다.

가게 인테리어도 예쁘고 야외테이블도 있어서 분위기 좋게 한 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들어가서 한참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블랙 러시안'이라는 술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에서도 이름은 몇 번 본 적 있는 술이었고 냐짱에 러시안들도 많이 살고 있으니 이걸로 한 번 시켜보기로 했다.

(왜 러시안들이 많은지 궁금해서 나중에 검색해 보니 예전에 러시아 해군이 냐짱에 25년 정도 체류했었다고 한다!)


블랙러시안은 이름에 걸맞게 어두운 음료색상에 보드카가 메인으로 들어간 술이었다. 보드카라고 해서 좀 긴장했지만 커피맛 리큐르 덕에 보드카의 센 맛은 많이 나지 않았고 어른 더위사냥맛? 정도의 느낌이었다.


확실히 도수가 좀 센 편이고 냐짱의 더운 날씨 탓에 두 잔 정도 마시니 살짝 취기가 오르고 기분이 좋아지더라.



KakaoTalk_20250102_214757592.jpg 우리가 갔던 곳




낮에는 간단하게 칵테일 두 잔을 마시고 숙소에서 좀 쉬다가 제대로 달릴 작정으로 밤 9시부터 바 투어를 시작했다.


시작은 전에 한 번 가본 비치바! 모래사장 위에 있는 빈백의자에 앉아서 바다풍경도 감상하고 수다도 떨 수 있는 곳이었다.

KakaoTalk_20250107_182942955.jpg

안타깝게도 사진이 이런 것 밖에 없더라.. 간단히 바다풍경 보며 한 잔 하기 좋은 곳이라 취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도 풍경이 예쁘고 직원들이 친절하니 별 5개!



도수 높은 칵테일 한 잔씩으로 살짝 텐션을 올리고 다음으로 간 곳은 'The Cloud Bar'였다.


베트남 현지직원보다 러시아계 직원들이 많아 보였다. 2층으로 자리를 잡고 칵테일 두 잔과 샌드위치를 시켰다. 배가 안 고파서 별 기대 안 했는데 여기 샌드위치 진짜 맛있다.. 술보다 샌드위치가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술을 다 마시고 지루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여기가 후카(물담배)도 체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직원분께 물담배를 체험해보고 싶다고 하니 다른 직원분이 오셔서 전문적으로 설명을 해주셨다. 우리는 물담배가 처음이었고 센 건 좀 무서워서 약한 걸로 부탁드렸더니 우리가 커스텀한대로 물담배를 준비해 주셨다.


첫 물담배의 느낌은... 신기했다 그냥. 딱히 큰 맛이 느껴지지는 않았고 연기가 잘 나오는 게 신기한? 가끔 하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옆에 게임기도 있길래 비용을 지불하고 물담배+게임을 즐겼는데 뒤에 앉은 외국인 두 명이 우리의 안쓰러운 게임실력에도 호응을 해줘서 고마웠다.

KakaoTalk_20250107_185103943.jpg 안타까운 게임실력..ㅎ

재밌었고 분위기도 좋았기 때문에 여기도 별 5개!


다 놀고 나와서 그날 마지막으로 간 곳은 'Full' Bar'였다. 되게 구석진 골목에 위치해서 좀 무서웠는데 가게도 생각했던 것보다 작아서 놀랐다. 뭔가 독특한 분위기.


가게 입구에 들어서자 야외테이블에 앉아있던 남자 3명이 우리를 쳐다봤다. 인사를 하길래 나도 답인사를 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한 명이 일어서서 자리 안내를 도왔다. 손님인 줄 알았는데 바텐더더라...


아무튼 바 테이블에 앉아서 롱아일랜드 두 잔을 주문하고 기다리니 아까 우리 자리 안내를 도와준 바텐더가 스몰토크를 걸어왔다. 타투가 많은 사람이어서 타투칭찬을 했더니 본인 나라인 러시아는 타투를 하면 취업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하더라. 우리나라와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았다.


나도 타투가 있긴 하지만 타투인식이 아직 좋지 않은 것도 안다. 그래서 여름에도 옷으로 가릴 수 있는 부분에 했고 나이를 많이 먹기 전까지는 더 늘릴 생각이 없다. 내가 나중에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 좀 보류해 두는 거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리 앞을 보니 바텐더가 맛보기로 준 칵테일이 두 잔 놓여있었는데 한잔은 주황색 한 잔은 초콜릿 색이었다. 난 내 앞에 놓여있던 초콜릿 색 칵테일을 마셨고 맛은 색 그대로 초코맛이었다.


초코맛 칵테일은 처음이라 맛있어서 친구를 툭툭 쳤더니 주황색 칵테일을 마신 친구 표정이 억지미소를 짓는 것처럼 구겨져있었다ㅋㅋㅋㅋㅋ


친구가 입맛을 다시더니 '김치..?'하고 한마디 하니 바텐더가 김치칵테일이 맞다고 했다.ㅋㅋㅋㅋㅋㅋ


진짜 이상할 것 같았는데 너무너무 궁금해서 나도 한입 맛보니 진짜 열무김치국물에 보드카 섞은 맛이 났다...

이상한 맛이었지만 만들어준 사람 앞에서 표정을 구길수가 없어서 나도 억지텐션으로 '와..! 진짜 김치맛이네..!'라고 리액션을 했다.


다행히 바로 롱아일랜드가 나와서 입을 헹굴 수 있었고 롱아일랜드는 진짜 맛있었다. 간단히 이야기를 하며 한 잔 하다 보니 금세 시간이 늦어졌다. 더 놀고 싶었지만 가게에 사람도 많아지고 복잡해져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여기는 분위기 좋고 재밌는 요소들도 많았지만 바텐더가 음료제조를 하며 전자담배를 피워서 별 4.5개!



생각보다 많이 마셨지만 계속 이동하면서 마셔서 그런지 취기가 안 올라와서 결국 호텔에서 넵모이 한잔 더 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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