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무대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나와 타. 그리고 차인(茶人)....
다도를 한다는 것. 그것은 자기 자신 즉 나와의 연결이자, 소통이다. 이러한 자기 자신과의 소통과 타와의 연결 이 시작은 차(茶)한잔으로 시작된다.
한국 차 문화의 꽃, 차행법숙우회 람화의 첫 공연이 시작되었다.
차를 다루는 행위, 즉 행다라는 것의 재해석, 해석의 다름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바로 시각의 차이다.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할 것인가. 그리고 어떠한 의미를 찾아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이 목표에 대한 지향은 차인 개개인의 해석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할 수 있겠다.
오늘의 공연 즉 차(茶)를 다루는 것에 대한 예는 한국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내가 접하고 행하고 발언하는 일본의 다도와는 전혀 다른 형태이다.
내가 말차를 한지도 벌써 꽤 오랜 시간을 했다. 말차 한 사발의 여운은 늘 정진하고 나아가는 삶의 자세이자 나에게 있어서는 日日是好日이자, 日常茶飯事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바라보는 사각, 즉 시선으로 체감할 수 있는 느낌이다. 이것은 학습과 경험에서 나오게 된다. 내가 배운 裏千家(우라센케)* 하고는 전혀 다른 시각의 해석이다.
오늘 공연은 4시부터 시작이었고 6시까지 진행하는 공연이었으나, 지인인 차 선생님이 계셨기에 일찍 도착하여 리허설부터 보게 되었다.
공연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은하 잎차 (좌식)
칠월 칠석,
견우와 직녀의 만남과 이별을 형상화한 다법으로
인연의 소중함, 만남, 이별의 경이로움을 전합니다.
2. 청음 말차 (입식)
큰 나무 그늘 아래서 맑고 청정한 마음으로 손님에게 차를 내는 접빈 다례입니다.
3. 수류 커피 (입식)
한국적 풍의 커피 다법으로‘따를 수(隨), 흐를 류(流)’ 한 방향의 흐름에 따라, 커피를 함께 나누는 행법입니다.
- 인터미션 -
4. 해조음 잎차 (입식)
밀물과 썰물의 소리를 뜻하는 행다법으로 적막 속 차두의 움직임과 물소리에 몰입하여 깊은 차의 순간을 만납니다.
5. 란주 말차 (입식)
홀로 차를 들고 명상하며, 이원의 대립을 넘어 비이원의 세계로 향하는 다법입니다. 동작과 절차에 집중하며 마음을 비웁니다.
6. 양류 잎차 (좌식)
바람에 흩날리는 수양 버드나무는 청량함을 뜻합니다. 차 향기를 머금고 피안의 푸른빛 속으로 선정에 들면, 다실 바닥이 거울처럼 빛나며 이곳은 세상 밖의 안식처가 됩니다. 拈華微笑(염화미소)**
차를 한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자기 자산과의 단련이다. 이 단련을 통한 나와 타의 연결이 바로 차다.
이 연결은 차를 통한 나와 타의 소통 즉 무한으로 대표할 수 있다. 이것은 형태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것은 수차례 기술했으니 생략하기로 한다.
오늘의 바라봄은 우리의 형태에 대한 집중의 정도이다.
나를 가장 집중 시켰던 것은 갑규 선생님의 란주 말차 행다이다. 행다라는 것을 잊고 시선의 집중이 되었던 가장 대표적인 세선이었다. 일본의 다도와 자연스럽게 매치가 되었던, 어떤 것이 더 좋았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다.
다도를 오래 하신 선생님들을 뵙게 되면 그 동작하나에 감동하게 된다. 이것은 동작이 주는 행위가 마음을 감동시킨다라고 표현하기보다는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감동이 오는 이것을 공유와 공감의 극대화로 표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것은 바로 一歩(한걸음)에서 나온다 할 수 있다.
일본식 표현일 수 있겠으나, 이 첫걸음에서 태가 나오게 된다. 감동이라는 것은 이 태에서 타인 나이게 전달되는 것이다.
태(態)에 형(形)이 녹아들 때, 이것을 다른표현으로 말한다면, 일상다반사의 미학이다. 차인으로서의 공감의 미학은 이 태에 녹아든 형의 형태(形態)즉 자연스러운 정신으로 승화된 형의 표출인 것이다.
오늘 숙우회의 공연에서는 새로운 형태에 의한 새로운 해석이 의미가 되었다. 또한 나 스스로가 차인(茶人)으로서 자부심이 더 고양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오늘 공연 잘 봤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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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센케(裏千家, Urasenke)**는 일본 다도(茶道)의 가장 큰 유파 중 하나이자, 다성(茶聖) **센노 리큐(千利休)**의 다도를 계승하는 센케(千家) 삼가(三家) 중 하나다. 오모테센케(表千家)와 무샤노코지센케(武者小路千家)와 함께 '삼센케'로 불리며, 일본 다도계에서 가장 큰 규모와 영향력을 자랑한다.
우라센케의 기원과 역사는 센노 리큐의 다도 계승이라 할 수 있다. 우라센케는 센노 리큐의 증손자인 **센노 겐파쿠 소탄(千宗旦)**의 셋째 아들 **센소 소시쓰(仙叟宗室)**가 교토(京都)에 건립한 다실 '오늘의 암자(今日庵, 곤니치안)'에서 시작된다. 소탄이 자신의 은거처인 '오늘의 암자'를 넷째 아들인 센소 소시쓰에게 물려주면서, 당시 모가(母家)에 해당하는 오모테센케(표(表)의 집)의 뒤편(裏)에 위치한다는 의미에서 **'우라센케(裏千家)'**라는 명칭이 통칭으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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拈華微笑 (염화미소)
말로 통(通)하지 아니하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傳)하는 일. 석가모니(釋迦牟尼)가 영산회(靈山會)에서 연꽃(蓮-) 한 송이를 대중(大衆)에게 보이자 마하가섭(摩訶迦葉)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 지으므로 그에게 불교(佛敎)의 진리(眞理)를 주었다고 하는 데서 유래(由來)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