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환학생 도전!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심했다.
아니, 결심은 예전에 했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대학교에는 교환학생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였을 것이다. 오래전부터 나는 대학생이 되면 꼭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서 해외에서 생활해 봐야지!라고 마음먹었고, 드디어 내년도 교환학생 모집 공지가 뜬 것이다.
교환학생을 위해서 벌써 JLPT N2시험을 두 번이나 응시했지만 공부도 부족했고 시험장에서 졸다가 아직도 합격하지 못했고, 학점관리를 잘해서 좋은 전공 성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었으며, 일본어도 능숙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도전하기로 했다. 밑져야 본전이며, 못 가면 어쩔 수 없는 거고 가면 좋은 거니까!
자매결연 목록에서 내가 지원할 학교 목록을 추리는 것으로 본격적인 교환학생 준비는 시작되었다. 아직 붙은 것도 아니지만,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방사능 오염수라던가, 다시 올지 모르는 지진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도쿄의 학교는 제외. (물론 경쟁률이 셀 것 같다는 것도 제외 이유 중의 하나였다.) 후쿠오카, 나고야,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의 학교들이 후보에 올랐고, 나는 오사카 근처의 학교 두 군데를 지망학교로 제출했다. 2011년 여름, 교내 단기 한국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서 친해진 일본 친구들이 간사이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학교의 네임벨류나 규모 등을 비교해가면서 준비하는 것에 비해, 나는 친구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학교를 택했다.
(그런 것 치고는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지원서를 작성할 때쯤, 아침밥을 먹으면서 지나가듯이 말했다. "나 교환학생 신청할 거야." 당연히 허락받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볍게 말했던 게 실수였을까. 엄마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별 말 하지 않았지만, 아빠가 반대를 표시하며 조건을 내걸었다. 내가 교환학생을 가서 뭘 할지 계획서를 가지고 오라는 것이었다. 인생을 무계획으로 사는 내가, 당장 내일의 내가 뭘 할지도 모르는데 앞으로 1년간의 계획서를 짜오라니.
아빠가 시킨 계획서는 쓰지도 않고 일단 지원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준비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를 준비하고 단정한 옷차림에 긴장을 티 내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웃었다. 고학년 수업을 담당하셔서 입학하고 처음 뵙는 전공 교수님 앞에서 최대한 일본어를 잘하는 척 면접을 봤다. 자기소개, 지원동기, 해당 학교는 왜 가고 싶은지와 같은 어렵지는 않은 질문이었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외국어로 답해야 해서 진땀을 빼면서 면접을 마쳤다. 심지어 같이 들어간 옆자리 사람은 같은 학과의 나보다 한 학기 선배였고 이미 워홀도 갔다 와서 너무 유창한 일본어로 면접을 봤기 때문에 더더욱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1 지망은 떨어졌지만, 효고현에 있는 2 지망 학교에 붙었다! 이렇게 합격까지 했으니 아빠는 계획서 얘기를 더 꺼내지 않았고, 더 이상 반대하지도 않았다. 물론 나도 계획서를 위한 틀 따위는 잡아놓지도 않았었다.
교환학생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들어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져서 망한 시간표도, 내 학점을 깎아먹는 복수전공 수업도 참을 수 있었다. 중간중간 일본생활에 대해서 검색도 해보고 집이랑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하기 위해서 아이팟도 미리 장만했다. 이번학기를 잘 보내고, 잘 준비해서 내년 한 해는 난생처음으로 해외에서 멋지게 보내야지! 그리고 교환학생 수업은 학점을 잘 준다고 하니까 학점 세탁도 해야지!라는 게 내 원대한 목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