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쓰는 편지

5. 저의 거울이신 당신께

by 은나노입자

당신을 보면

자꾸 제가 밟아온 길이 떠오릅니다.


제가 밟아온 길을 되돌아보다보니,

당신이 떠올랐습니다.


당신과 제가 떠올라, 단어들을 한글자씩 나열해보려고 합니다.


솔직히 아주 가끔

당신이 너무 착해

주변에서 이용하는 것을 보면

별로일 때가 있었습니다.


그건 어쩌면

제가 바꾸고 싶어하는 저의 모습이

당신께 보여서 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순적이게도

그래서 당신의 저에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제가 내린 결말 앞에서

수십번 망설이고 있을 때마다

당신이 같은 마음으로 끝을 바라보는 걸 보며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 작은 결론 하나에도

무게가 덜어졌습니다.


당신이 제게 그랬던 것처럼

언젠간

제 또한 당신께

조용한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저고 저는 당신일까요


저의 거울인, 당신께


p.s 결국 저희는 같은 문 앞에서 망설이다 같이 새로운 문을 향해 떠났네요. 지만 우린 아직 멀리 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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