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대구수목원: 봄의 시작은 산수유

-대구수목원의 봄이 시작되었다.

by 정온

▣언제나 봄의 시작이었다.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톡톡 터지면 그렇게 봄은 우리에게 오는 거였다. 겨우내 지쳐 있던 마음이 기지개를 켜고 켜켜이 묵은 먼지를 털어내기 시작한다. 그 일련의 행위에 첫 주자는 언제나 산수유였다. 노란 꽃이 피면 환한 웃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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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옷을 입고 캐러멜 팝콘처럼 톡톡 봄보다 먼저 피어 봄을 알려주는 산수유는 꽃도 물론 유명세를 톡톡히 하지만 하얀 겨울 속에서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도 아주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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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열매는 산수유 열매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나에게 산수유의 이미지는 꽃보다 먼저 붉은 열매였다. 학창 시절 문학 작품 속에서 만난 산수유 열매. 산수유가 어떻게 생긴 꽃인지도 모르던 때였는데 눈을 헤치고 따 오신.. 이 한 줄에서 얼마나 가슴 한편이 먹먹해지던지,, 감수성 빼면 시체였을지도 모를 때가 나에게도 있었나 보다.

사진은 군위 한밤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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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말하는 '꽃망울이 터진다'라고 할 때 이 '터진다'라는 표현과 찰떡궁합처럼 어울리는 꽃이 산수유 꽃망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알갱이 한 알 한 알 톡톡 터지는 팝콘처럼 툭 터져 활짝 피는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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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누구에겐가 말해주긴 해야 했는데

마음 놓고 말해줄 사람이 없어

산수유꽃 옆에 와 무심코 중얼거린 소리


노랗게 핀 산수유꽃이 외워두었다가

따사로운 햇빛한테 들려주고

놀러 온 산새에게 들려주고

시냇물 소리한테까지 들려주어

사랑한다, 나는 사랑을 가졌다

차마 이름까진 말해줄 수 없어 이름만 빼고

알려준 나의 말


여름 한 철 시냇물이 줄창 외우며 흘러가더니

이제 가을도 저물어

시냇물 소리도 입을 다물고

다만 산수유꽃 진 자리 산수유 열매들만

내리는 눈발 속에 더욱 예쁘고 붉습니다.


-산수유꽃 진 자리 /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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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산수유. 산수유가 있는 풍경. 어딜 가든 노란 산수유가 봄날을 물들인다. 그래서 노란 봄이다. 파란 하늘에 노란 꽃송이가 팔랑댄다. 바람도 공기도 모두 노란 빛깔이다. 그래,, 노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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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에 노랑노랑이 반짝이고, 지난겨울의 흔적이 수줍게 흔들리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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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밝고 예쁜 노란 봄이라니!


산수유나무는 봉실한 꽃살을 내밀며 가슴으로 걸어서 내게로 왔다. 그제야 나는 봄의 복판에 다다른 배가 되어 마음의 닻을 내린다. / 임의진.


많은 작가들의 작품 소재가 되는 봄날의 산수유.

꽃말은 「영원불멸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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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산수유는 노란색 크레파스로 색칠하기. 봄이 깊어갈수록, 산수유꽃 흐드러질수록, 노란색 크레파스는 몽땅해진다. 산수유 꽃 풍성함에 봄이 한없이 깊다.



-대구수목원은 나의 작은 놀이터.

-어느 해 3월 대구수목원.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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