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대구수목원: 노루귀가 피었다.

-대구수목원의 봄이 시작되었다.

by 정온

▣대구수목원에 바야흐로 노루귀가 피는 시간이 돌아왔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겨울 내내 이른 봄, (만약 행운이 있다면,,) 눈 속에서 필 꽃들을 두 손 모아 기다린다. 복수초를 비롯하여 납매, 풍년화, 노루귀, 스노우드롭, , 갯버들 등등 눈이 오는 시기와 맞물려 필 가능성이 있는 꽃들을 마음속으로 부르게 된다. 나에게 큰 행운은 없었던지 아직까지 눈 덮인 꽃은 납매랑 복수초밖에 보지 못했다. 대구수목원에 노루귀가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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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분홍노루귀다. 노루귀는 대표적인 분홍색을 비롯해 흰색, 청색이 있으며, 새끼노루귀, 또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섬노루귀가 있다. 복수초와 더불어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른 봄 꽃이 피기 직전의 모습이 보송보송 털이 난 노루의 귀를 닮아서 '노루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6~8장의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다. 작고 앙증맞은 꽃송이와 잘 어울리는 꽃말을 가졌다. 「사랑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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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노루귀. 흰노루귀의 꽃말은 순결, 순수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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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노루귀. 청노루귀의 꽃말은 인내, 신뢰다. 파란색은 일반적으로 편안함을 상징한다. "어렸을 때부터 파란색만 보면 기분이 좋아졌어. 내게 무슨 색깔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당연히 파란색." 파란색이라는 노래가 있다. 나도 누군가 무슨 색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무조건 파란색이라고 답하던 때가 있었다. 파란색 가방, 파란색 지갑, 파란색 스웨터.. 파란 하늘, 파란 바다.. 등등 세상에 아름다운 것은 다 블루라고 외칠 때가 있었다. 그래서 노루귀도 파랑이 가장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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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노루귀와 분홍노루귀와의 m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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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복수초 꽃잎에 꿀벌이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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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

떠나지 않을 것이면 붙잡지도 않았다

침묵할 것이 아니면 말하지도 않았다

부서지지 않을 것이면 미워하지 않을 것이면 사랑하지도 않았다. -류시화.


볕이 들지 않는 어두운 한 구석이 환하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끼 때문이다. 비가 오는 숲 속에서 연둣빛 이끼는 한 송이 꽃이다. 작고 부드럽고 여려 보이는 이 이끼가 우주공간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가졌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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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노지에서 월동하면서 붉게 물든 장미 기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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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기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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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명다래나무. 길마가지나무와 흡사하다. 이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나에게 이 꽃은 길마가지나무였었다. 꽃은 이래서 항상 어렵다. 심지어 대구수목원 측 팻말조차도 길마가지나무였다. 어린 줄기에 털이 있냐 없냐로 구별이 된다고 한다.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살펴보니 가지가 잔털 하나 없이 아주 매끈하다. 숫명다래나무로 판명되는 순간이다. 그렇지만 숫명다래나무는 변이의 폭이 매우 넓어서 최근에는 길마가지나무의 이명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숫다래나무라는 거야? 길마가지나무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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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봄눈이 소복소복 내린 날이었다. 우주비행선 같은 대구수목원 온실이 금방이라도 붕! 날아오를 것 같은 풍경이다. 날씨는 차가웠지만 사진으로 보는 풍경은 포근해 보인다. 봄눈의 이미지는 포근함이다. 대구수목원 온실에는 겨울에 꽃을 피우는 선인장과 다육이들이 있고, 그리고 이국적인 꽃, 부겐빌레아 넝쿨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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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피어난 원추리와 수선화 새싹들이 3월 봄눈에 덮였다. 커다란 나무둥지 아래 옹기종기 줄 지어 움튼 새싹들이 입학식 첫날 운동장에 삐뚤삐뚤 줄 선 꼬맹이들의 서툴고 귀여운 모습을 닮았다. "잘 자라라!" 응원의 말을 속삭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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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동백은 도대체 언제 필 것인가. 꽃을 기다리다 보면 때로는 하염없다. 하루가 한 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동백꽃의 앙다문 입은 도무지 열릴 생각이 없다. 그래도 언젠가는 피겠지! 기다리면 피겠지! 분홍동백은 대구수목원 분재원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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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수선화는 4월은 되어야 제대로 볼 수 있는 꽃이지만 노란 수선화를 하루라도 더 빨리 보고 싶어 성마른 사람들에게는 대구수목원 분재원을 추천한다. 분재원에는 수선화뿐만 아니라 동백꽃도, 진달래도, 명자꽃도, 히어리도, 모두 예쁘게 볼 수가 있다.




-대구수목원은 나의 작은 놀이터.

-어느 해 3월 대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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