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챌린지에 도전한다는 것

100일의 노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단 100일, 나와의 싸움

어떠한 일도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알의 과일, 한 송이의 꽃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나무의 열매조차 그렇게 맺히지 않는데 하물며 인생의 열매를 노력도 하지 않고 조급하게 기다리는 것은 잘못이다.  -에픽테토스(Epictetus)-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챌린지가 있다. 바로 유튜브에 올라오는 100일 챌린지다. '턱걸이 100일 동안 하면 생기는 일', '영어 회화 100일의 기적' 또는 ' 100일 다이어트 성공 영상'이 영상들은 한 분야에서 100일 동안 꾸준히 한 후 시작하기 전과 후를 비교하는 영상이다. 그저 남이 100일 동안 한 것을 보여주는 영상일 뿐인데 의외로 조회수가 높은 이유가 무엇일까? 

영상을 시청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100일 동안 마음먹고 하면 얼마만큼 달라지는지 궁금해서 또는 자신도 영상 속 주인공처럼 노력해서 변하는 상상을 하며 시청하는 것이 아닐까.

 나도 100일 운동 비포애프터 변화 영상을 즐겨 봤다. 다이어트 영상도 봤고, 헬스로 몸을 멋있게 만드는 영상도 봤다. 운동 시작 전 몸을 보면 나랑 비슷해 보이는 사람도 100일 후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를 받는다. '나도 100일만 눈 딱 감고 따라 해 보면 180도로 변할 수 있을까' 혼자 운동 후 주변 지인들에게 칭찬받는 상상을 하며 김칫국을 마셨다. 영상 속 사람들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로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점이 있다. 바로 100일 동안 할 수 있는 '꾸준함'을 가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습관을 형성하는데 약 21일이 걸린다고 한다. 21일의 기간 동안 매일 새로운 행동을 한다면, '의식하고 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그래서 첫 3주가 가장 힘든 것 같다. 조금이지만 습관이 잡힌 후에는 몸에 관성이 작아진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꾸준히 모여 2달, 3달이 되면 '의식하지 않고 하는 습관'이 된다. 그때부터는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하게 된다. 오히려 하지 않으면 답답한 느낌을 받는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하는 습관은 뇌에게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몸이 기억을 해서 생각하지 않고 저절로 움직이니 뇌의 일이 줄어든 것이다.

 몇몇 영상을 본 후 나도 100일 동안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있다.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꾸준히 100일 간 다이어트 하는 것은 정말 고된 일이다. 누군가는 먹기 위해 살아갈 정도로 음식이 주는 행복이 큰데 치팅 데이(cheating day)를 제외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절제하며 운동하는 것은 죽을 맛이었다. 정말 힘든 와중에 나에게 힘이 된 것은 매일 밤이었다. 오늘도 목표에 1센티미터라도 가까워졌다는 성취감은 나에게 소소한 보상이자 계속해서 전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그렇게 작은 하루가 모여 100일이 되니 많은 것을 느꼈다. 동영상을 봤을 때와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는 오로지 변한 몸에 관심이 있었다. 100일 동안 몸이 많이 변하긴 했다. 지방 밑에 숨어 있던 근육이 보이고, 도망간 줄 알았던 턱선도 되찾았다. 여름철에는 뱃살을 가려 줄 겉옷이 없어 배 나오는 게 그렇게도 신경 쓰였는데, 이제 식사 후에 배에 힘을 빼고 편안히 있어도 된다.

 예상외로 운동은 나에게 몸보다 마음에 더 큰 변화를 줬다. 먼저 운동에 흥미를 붙이게 됐다. 100일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더 욕심이 생겨 그만두지 않고 계속해볼 의지가 생겼다. 30대, 40대를 지나 할아버지가 돼서도 몸이 건장한 사람들을 보며 정말 대단하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마치 남의 일처럼 느껴졌는데 이제는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일 힘든 첫 100일에 성공했고, 이제는 몸에 익은 이 습관을 유지하기만 하면 된다. 고작 100일 만에 할 수 없었을 것 같은 일에 도전하고 싶어 졌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다음으로 자기 효능감이 향상됐다. 자기 효능감이란 사전적 의미로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다이어트를 계기로 향상한 자기 효능감은 내 인생의 큰 무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도전할 많은 일에 자신감이 생겼다. 이 자신감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다이어트와 앞으로 할 전혀 다른 종류의 도전이 도대체 무슨 상관인지 당황스러울 수 있다. 나는 100일 동안 하기 싫고 힘든 것을 꾸준히 함으로써 다음 습관도 형성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기른 것이다.

---

당신도 만들고 싶었던 또는 필요한 습관이 있다면 100일간 꾸준히 해보자.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돌아오는 보상은 엄청날 것이다. 마치 초심자의 행운(Beginner' luck)처럼 시간을 적금하는 첫 100일은 이율이 더 높다.

100일 동안 도전해 만들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다짐을 이 카드에 적어보자. 그냥 적어 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적어보자.

나 __________는 100일 동안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을 꾸준히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