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의 모순

그 조각이 거짓임을 믿으시겠습니까

by 고요

저기 저 사람들을 보시오
저이들의 말속에는 아주 작은 가루로 된
금빛 조각들이 있었소
나는 이 조각을 거짓이라 칭하기로 했다오

그 거짓이라는 조각은
말과 말 사이를 자유로이 유영하며
그럴듯한 반응을 뽑아내었소

아마 이러한 연유로 사람들은
거짓을 만들어 내겠지

그런데 말이오
사람들이 조각품을 쪼개어 가루로 만들고
그 가루만을 찬양하면
조각품의 가치는 어디 있소?
부서진 조각품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오?

모두가 만든 조각의 더미에 질려하며
난 스스로에게 자문하였소
한 번이라도 조각품을 궁금해한 적이 있었느냐고

우습게도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더군
그저 조각에 베이는 혀를 아파할 뿐이지
그 조각을 막을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단 말이오

거짓이라는 조각으로 산산조각 나버린
진실이라는 모순적인 조각품은
누구도 물어보지 않는 희미한 존재가 되었소

이젠 조각품이 조명받을 차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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