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숫가루

우리는 마치 가루와 우유 같아서

by 고요

가루를 너무 많이 넣었나 봐
목이 칼칼해서 눈물 나

우유를 너무 많이 넣었나 봐
맛이 밍밍해서 이상해

가루와 우유는 황금비가 있대
근데 난 왜 이렇게 맞추기 어려울까

그 황금비를 안 맞춰도
네가 마셔줄 미숫가루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네가 웃으면서 마시는 게 좋으니까

이왕 우리가 가라앉게 되는 거라면
마지막까지 맛있을 수 있었으면 해서

미숫가루를 마시며 넌 웃고 있지 않잖아
맛있다며 비율을 물어보지 않잖아

아직도 우리는 덜 섞였나 봐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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