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이하는 소회를 적어봄
춘래불사춘ᆢ
중국발 황사가 바람을 타고 여기까지 불어와 시계는 그리 좋지 못한 날씨이다.
아직은 동장군의 마지막 몸부림처럼 바람은 스산하고
봄기운이 한 발짝 오려다 물러서기를 반복한다.
계절의 변화는 우리 인생과 흡사한 것 같다
춘하추동 사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인생 또한 생로병사로 흘러간다.
사는 동안 얼마 큼의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지는지는 모르지만 그러하기에 시간은 중요한 재산이다.
지난 과거를 돌아보면 십 년 이십 년 세월도
찰나처럼 느껴진다.
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고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몰라 모든 것을 병원과 의사에게 맡긴 채
병상에서 무기력하게 보냈던 시간들은 지울 수 없는
인생의 시간 속에 각인되었다.
수술하면 됩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도 남몰래 흘리던 눈물도 이제는 기억 속에 남았다.
지금의 나를 보면 몸무게가 많이 줄어있고 수술로 인하여 암의 존재는 떨어져 나간 상태다.
몸에 있던 장기들이 제자리에서 고유한 기능을 유지할 때 사람은 건강하다.
수술 이후 나는 몸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일상생활 할 때나 다른 사람들과 마주칠 때 문득문득 일깨운다
보이지는 않지만 몸의 내부에 모자라는 무언가를 느낄 때면 부족한 사람이 된듯하여 서글픔이 밀려오곤 한다. 건강할 때는 당연하게 다가오던 것들이
이제는 채울 수 없는 빈자리로 남아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먹을수록 내 곁에서 멀어져 가는
것들이 한두 개씩 늘어만 가는 것 같다.
눈을 뜨면 갈 데가 있었고 사람들은 주위에 얼마든지 넘쳐났고 월급통장과 주머니는 두둑했었다.
현대그룹. 고정주영회장의 자서전을 구입하여 읽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구구절절이 옳은 말들이 많이 나온다
그중에 하나가 장애물은 뛰어넘으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는 문구이다
몸에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하다 보면 어젠가는 장애라는 장벽을 뛰어넘는 순간이 오고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에게 60이 되는 나이는 아직 두세 번의 봄이 지나야 한다.
나이를 먹는 일은 시간의 속도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이제껏 달려온 시간보다 다가올 시간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이는 먹을수록 할 수 있는 일들도 줄어들 것이다. 마음만은 늙지 않으니 아직도 젊은 시절에 나를 꿈꾸고 있을지 모르나 그것은 허상일 것이다.
이제는 노후를 걱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어쩌다 보니 꼭 있어야 할 5~6년의 준비기간이 충동적인 판단으로 고스란히 사라 저버렸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신세한탄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행히 조금의 연금이 매달 나오고 있고 허드렛일이라도 하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겠다.
돈이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유한한 인생인데
끝없이 돈만 생각할 수도 없지 않은가ᆢ
어떤 친구는 억 단위의 자본금으로 슈퍼개미가 되어 한 달에 몇 천씩 거머쥐는 걸 보면 솔직히 부럽다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인생이 똑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의 영광뒤에는 숨겨진 남모르는 피눈물 나는 노력과 인내의 과정이 있었기에 빛을 보는 것이다.
남들과 비교는 좋지도 않을뿐더러 득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고생한 보람을 찾고 있는 것이니
이상할 것도 그렇다고 질투할 것도 아닌 것이다.
봄바람이 겨우내 말랐던 여린 가지에 눈을 건드리며
빨리 일어나라고 재촉하는 것만 같다.
우리 인생도 다가오는 새봄 화사하게 꽃 피우길 기다리는 수줍은 진달래처럼 달달한 날들로 채워지길 소망해 본다.
글쓴이. 김영석
2026년 3월 20일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