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함께한 지난날을 돌아봄
공무원에게는 뛰어난 실력이나 능력보다 더중요한
덕목이 성실함과 청렴일 것이다. 나는 96년부터 공채로 공직 생활을 시작하여 22년 명예퇴직이라는 진통을 겪으며 공직생활을 마무리 하였지만 정년에 도달하지 못하고 나왔다는 자책이 마음 한구석에 무겁게 남아있다. 정년기준으로 5~6년정도를 일찍 공직에서 물러나 이제는 소시민으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공직에 들어올 때 거창한 포부나 목표 가 따로 있던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십년정도는 해야 연금도 받을수 있다는 말에 어렴풋이 그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항상 입버릇처럼 이십년하고 명예퇴직한다는 말을 주위 누구에게나 아무 거리낌없이 하고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말이 씨된다는 속언처럼 그 모자람의 씨앗을 여기저기 뿌리고다닌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직장에 재직할 시절에는 어떠하였던가
성실과 책임감이 중요한 공직사회에서 이러한 덕목을 쌓으려는 생각은 안하고 오히려 이에 거스르는 행동으로 주위에 눈총을 받을 때도 있었고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는 언행으로 평판을 깍아먹고 다니기도 했다
물론 건강이나 결혼등 개인적인 문제가 많았던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신분을 망각하고 해서는 안될일을 생각없이 저질렀던 쓰라린 과거가 있었기에 퇴직은 하였지만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참회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것이다
비록 남들처럼 평범한 인생을 살지 못하고 가진것 또한 별로 없다지만 나한테도 세월만은 비켜가지 않았다
퇴직후 일년을 훌쩍넘긴 23년 겨울 어느날 나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다름아닌 병원으로부터 암선고를 받은일이다. 직장도 퇴직한 시점에서 왜 나한테 이런일이 일어났단 말인가ᆢ 순간 공포가 엄습하며 입은 얼어붙고 발걸음은 방향을 잃고있었다
모든 것이 끝날것 같은 불안감에 생과사 갈림길에 서있는 것만 같았다. 다행이도 초기에 발견되어 수술만 하면 완치된다는 담당의사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돌렸지만 아프고 불완전한 몸으로 앞으로 살아갈 날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벌써 2년전의 일이되었다 지금은 수술을 잘 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기간제일자리를 나가고있다
인생이 허무함으로 다가오면서 이제는 하나씩 정리하며 살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름의 기준과 지켜야할 선이 있을것이다. 어쩌면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성장하는 존재가 인간인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토록
바라던 공직에서 남들보다 일찍 마침표를 찍고 끝낸것은 아직 성숙되지않은 미완성의 자화상이며 마지막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었을까 싶다.
직장을 나온지 어언 4년이 지나고있다 이제는 가고싶어도 갈수없다는 것만큼은 알게되었다
나는 또한 꿈꾼다 다시 예전에 일하던 직장 내자리로 돌아가 아무일 없던것처럼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일까 생각하기에는 너무 멀리와버렸다
2026년 붉은말의 해가 시작된지도 벌써 한달여가 지났다
이제는 더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변화된 몸과
일상에 잘 적응해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추수린다.
글쓴이 김영석
2026년 2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