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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 Oct 19. 2024

관계의 불가능

20살 무렵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나랑 맞든 맞지 않든 모두를 사랑했다. 사람들이 말하길 사람들과 관계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그 시절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나랑 잘 맞으면 너무 좋고 아니어도 내가 그 사람에게 맞추면 되지 않나, 칭찬해 주며 웃겨주고 배려하며 밝은 모습으로 진심을 다해 마음을 전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다. 아직 관계의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걸 모른 채

나랑 맞지 않아도 맞춰줬다 싫어하는 티를 내기 싫어서 상대방이 나를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모두가 나를 좋아해 줬으면 하는 가능하지 않은 불가능을 꿈꿨다.


어느 날은 소중한 사람과 전화를 하는 중 문제가 생겼다. 내가 배려라고 했던 행동들이 이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었고, 좋아한다는 표현을 돌려 말하니 질투와 집착으로 변해있었다. 아차 싶었을 때는 돌이킬 수 없었다. 되돌리려 하면 할수록 핑계만 늘어났다. 오해는 점점 그런 사람으로 나를 확정 지었다 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는 관계가 어렵다는 사람들의 말에 동의한다.
불가능을 꿈꿨던 어린아이는 사라지고, 한계를 정해 제자리를 뛰고 있는 벼룩과 같이 나는 이제 튀고 싶지 않고 높이 뛰는 걸 무서워하는 겁쟁이가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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