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고충
어릴 때부터 큰언니는 엄살이 엄청 심했다.
어디 한 군데 상처라도 생기면 난리가 나는 것이었다. 특히 생리기간에는 집안이 초비상이었다. 생리통이 있었으니깐!
"엄살 아니라고!"
"그 정도 가지고, 그 정도의 난리는 엄살이라고 하는 거야!"
"아니래도! 상처의 정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마다 느끼는 고통의 차이가 중요한 거 아니야? 내 몸은 지금 이 정도의 통증을 겪고 있는 거라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리 가족은 동조하지 않았다. 매번 상항 유난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난 회사라는 조직이 맞지 않는 사람이다.
한량의 기질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야행성이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내게는 너무 힘든 일이다.
회사라는 곳에서 가장 기본의 미덕은 가면이지 않은가? 난 감정이 그래도 얼굴에 드러나기 때문에 가면은 불가능하다.
손이 빠른 편이라 같은 분량의 업무를 해도 일찍 끝나는 편이다. 그래서 근무시간에 몰래몰래 개인적인 것들을 하곤 하는데, 요즘은 이런 것을 두고 월급루팡이라고 한다고 했다.
난 내 업무가 끝나면 끝이다. 회사 발전을 위해 더 고민하지 않는다. 맡은 바, 에만 충실하는 편이다.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가 손이 빠르다기보다는 다른 이들은 업무량을 근무시간에 맞추어 배분하는 듯하다. 근무 시간 내 계속 일을 한다. 같은 양의 ,같은 업무를 받는 경우에도 다른 이들에 비해 나는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특징은 회사 일을 자기들이 다 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매번 일이 너무 많다고 입으로 말한다. 다 들리는 혼잣말로!
그러면서 서로서로 뒷담화를 한다.
"왜 저래? 누가 보면 지가 일 다하는 줄 알겠어!"
보기만 해도 부끄럽다.
나는 그러한 조율에 아주 취약하다. 이것 말고도 숱한 이유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 외에도 피곤한 일들이 너무 많다.
- 회사라는 게 나는 정말 적성상 안 맞는 거 같애.
-맞는 사람이 어딨어?
-나는 특히 그런 것 같애. 하루에 6천보도 안 걸어. 출근 시간도 1시간 좀 안 걸리는데, 종일 앉아서 컴퓨터 찍찍하는데, 왜 그러게 집에 가면 피곤해 죽을 것 같지?
-피곤할 나이지. 가서 또 집안일도 하고 애들도 챙기고 하는데.
-그렇다고 하기엔 심하게 피곤해. 너무 피곤해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분?
-그럼 피검사를 해봐야지.
-아! 그런 게 아니라니깐. 회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나에겐 에너지가 막 소모 되는 거지.
-그래서?
-보통 사람이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 나처럼 한량의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은.......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피로도가 다르다...... 아니 그만큼 내가 회사를 다니는 것은 언니가 다니는 것보다 더 힘들다....... 뭐 그런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