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랬겠지만!
남편은 대구 출신이다.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
시댁에 가도 늘 어머님만 집안일을 하신다.
아버님은 늘 대접만 받는 게 자연스러워 보였다.
명절에 큰 댁에 가도 비슷한 모습이다.
남자 어르신들은 앉아서 늘 부르기만 한다.
성흠이 엄마, 자영이 엄마, 여보......!
가끔은 너무 듣기 싫어 귀를 닫는다. 그래서 난 경상도 사투리를 엄청 싫어한다. (경상도 사람이라고 다 그런 것은 아닌 걸 알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워낙 본모습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여하튼 그리하여 난 지금껏 혼자 집안 살림을 한다. 같이 돈을 벌어도 내가 집안일을 혼자 하고 혼자 돈을 벌 때도 혼자 집안일을 한다.
그러니 몸이 골병이 들 수밖에.
연년생 아들이라 젖병을 14개씩 하루에 두 번씩 삶았던 시절에도 거의 혼자 했다.
뭐, 남편도 물론 한다고 해봤겠지만 물론 횟수로 인정해 줄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주변에서 남편에게도 집안일을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고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데 몰라서 안 하는 게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것을 어떻게 가르치라는 것인지. 이미 지친다. 집안일을 알아야 하는 것인가?
집안일을........ 나라고 해봤겠는가?
목마른 자가 우물 찾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성질이 급해서 남편이 이따 할게!라는 그 시간을 참아내지 못한다.
여튼지간에! 그 지긋한 집안일이 지금은 혼자만의 시간이 되었다. 주방에서 휴대폰으로 OTT나 유튜브 방송을 틀어놓고 이어폰을 꽂고 설거지를 하거나, 음식을 하고 주방 정리를 한다. 그러다 보니 집안일을 하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아니, 힘이 안 들 수는 없다. 다만 짜증이 덜 나는 것 같다.
유튜브 원래 잘 안 보는데, 얼마 전에 첨으로 구독이란 걸 했다. 국민 MC 유재석 채널인데, 촌캉스 콘텐츠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
설거지도 하고, 야채도 다듬고, 아이들 아침 준비도 미리 해두고, 싱크대 정리하고!
밀대로 거실 좀 밀고, 세탁기도 돌리고 빨래 정리하고!
애들과 하루 일과 공유하고, 사고 싶은 건 왜 그렇게 많은지. 그놈의 현질 요청은 언제까지 방어해야 하는지. 혹시 모르니 마지막까지 숙제 체크, 내일 일정 체크하고 아이들이 잘 때까지 기다린다.
그렇게 아이들 재우고 온전히 내 시간이지만....... 이미 늦은 시간. 내일 출근하려면 나도 자야 하는데. 자기는 싫고. 버티다가 내일 또 천근만근 몸으로 일어나는 거다.
와, 정말 대단하다.
내가 고생이 많다. 정말 대단하다.
발바닥에 파스를 붙이고 자야겠다.
밤늦은,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는 그렇게 라면이 간절하게 먹고 싶어진다. 먹거나 참거나!
거의 참지 않는다. 이것마저 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