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나쁜 날

by 드림

유독 그런 날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날.



상대적으로 나는 재수가 없다거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는다. 부모님은 그런 나를 보며 참 무던한 사람이라며, 수월한 성격을 지녔다고 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우울감에 빠지고, 이로부터 회복하는 데에 시간이 소요될 때가 있는데 최근 들어 그 빈도가 점점 더 잦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글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먼저, 왜 최근 들어 기분이 다운되는 일이 잦은 걸까? 기본적으로 나는 내향형에 속하는 사람이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가지거나 혹은 가까운 소수의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때 에너지를 얻는 편이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사람들과 '접촉해야만' 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아졌다. 특히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물 흐르 듯이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 의사소통이 나에게는 무척이나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나의 사소한 실수로 시간을 두 배나 낭비했으며, 의사소통 오류로 직장에서 꾸지람을 듣게 되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안 좋은 일만 가득했다는 생각에 퇴근길 지하철에서 다시금 우울한 감정이 나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이 부정적인 감정, 우울감으로부터 탈피하고자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1) 과거의 나는 안 좋은 일이 발생할 때 어떻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넘길 수 있었는지,

(2) 과거의 나는 꾸지람을 들었을 때 어떠한 태도로 받아들였는지,

(3) 마지막으로, 그 상황에서 내가 얻어갈 수 있는 건 무엇인지: 나의 의사소통 문제 해결 방법



(1) 과거의 나는 안 좋은 일이 발생할 때 어떻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넘길 수 있었는지

애초에 지나간 일에 대한 생각을 잘 하지 않는 성향이다. 내가 바꿀 수 있는 일도 아닐 뿐더러, 현재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다만, 반복되지 않아야 하는 나의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면 실수 노트를 만들어 재발하지 않게 하였다.


(2) 과거의 나는 꾸지람을 들었을 때 어떠한 태도로 받아들였는지

나를 꾸짖는 사람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나의 단점을 지적해 주심에 감사함을 지녔다. 본받을 점이 너무 많은 아름다운 사람에게 조언을 얻는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행동은 관심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늘 마음속에 지니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굉장히 축복받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에 다다른다. 아울러 그 꾸지람이 없었다면 나는 나의 문제점을 평생 모르고 살 수도 있었을 텐데, 그건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다.


(3) 안 좋은 상황에서 내가 얻어갈 수 있는 건 무엇인지: 나의 의사소통 문제 해결 방법

운수 나쁜 날일지라도 내가 이로부터 새로운 것을 얻게 된다면 그건 더 이상 운수 나쁜 날이 아니다. 오늘 나는 의사소통 오류 발생으로 지적을 받았고, 이때 얻은 조언과 내가 추가로 고민한 문제점에 따른 해결 방법을 정리하여 기록해 두려고 한다(일종의 실수 노트가 되겠다).

- 내 의견에 더 자신감을 가지고, 의심이 들면 거침없이 말하기

- 일에만 매몰되지 말 것, 다른 사람들의 의사소통 방법을 관찰하고 배우는 시간 가지기

- 돌려 말하지 않기



먼 훗날 이 글을 보면서 내가 이런 단점을 가지고 있었고, 고민을 했었구나 라고 편하게 웃어 넘길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아무리 운수 나쁜 날일지라도, 감정은 선택할 수 없지만 대처하는 행동은 선택할 수 있다. 대처하는 나만의 행동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발전시키며 짧은 인생 더 많이 즐기고, 감사하고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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