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마라탕 좋아하세요?
저는 마라탕을 참 좋아합니다. 먹을 때 혀가 저리는 느낌도 좋지만, 특유의 향이 흔하지 않고 특별한 매운맛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신나는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뭐 먹을까요?'라는 팀원의 말씀에 다른 팀원이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하셨습니다.
"저 먹고 싶은 거 많은데요! 마라탕도 좋고, 탄탄면도 좋고, 스파게티도……."
'와, 마라탕 먹으러 가면 좋겠다!'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그 순간, 또 다른 팀원이 말했습니다.
"제가 특유의 향 때문에 마라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마라탕은 패스. 저희는 점심으로 다른 음식을 먹게 되었습니다.
마라탕을 좋아하는데 못 먹게 되어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물론 아쉬웠던 건 사실입니다). 마라탕을 먹지 못 한 그 날은 아침 출근길 버스 안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내가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어떨까 상상해보았던 날이었습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 속에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늘 당당해 보이고, 분위기를 주도해 나갑니다. 특히나 회사에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말씀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멋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자신이 볼 때도, 남들이 볼 때도 내향적인 사람에 속합니다. 저에게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에게 적응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너도 자신있게 네 의견을 더 많이 피력해봐!"
학창 시절 소수의 아이들이 저에게 했던 말입니다. 저랑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누가 보아도 외향적인 언니가 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언니의 경우, 어딜 가더라도 자신감 넘치며 친구들을 정말 쉽게 사귑니다. 학창 시절 소수의 친구들과 다니던 저와 달리 몇십 명, 아니 몇백 명의 친구들과 연락하는 언니를 보면서, 저는 저의 성향을 사랑할 수 없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또 다른 외향적인 분이 계시는데요, 바로 유명 인터넷 강사님이시자 동기부여 연설가로 일하고 계시는 저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신 은사님이십니다. 그분의 외향적인 성향 및 에너지 덕분에 많은 분들이 그분의 수업, 그리고 선생님 자체를 사랑해주시고 있죠.
'아, 나도 선생님처럼 저렇게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그분에게는 알게 모르게 힘든 일이든, 기쁜 일이든 저의 속마음을 참 많이 드러내게 됩니다. 아마 매번 긍정적인 해답을 내려주시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마 저 때문에 귀찮으신 적도 정말 많으셨을 듯합니다. 하루는 내향적인 저의 성향을 사랑하고 있지 않음을 슬며시 드러내었는데, 살면서 처음 듣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누군가 상처 받을까 염려되어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모습이 얼마나 멋있는데!"
그 이후로 내향적인 성향 또한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늘 저를 보며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만 있는 줄 알았지만, 한 번 의식하고 나니 인터넷에서든, 책에서든 의외로 내향적인 성향에 대해 좋은 생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라탕 특유의 향 때문에 마라탕을 좋아하는 저와 달리, 저의 팀원은 마라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의 내향적인 성향 때문에 누군가는 저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마라탕도, 저도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 사실을 덤덤히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을 좀 더 사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과거의 저처럼 누군가 자신이 지닌 특성을 좋게 보지 않는다고 하여 스스로 자책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줄 수 있는 건 자기 자신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