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았다.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 두 손은 덜덜 떨리고 심장은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랬다. 지금 내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내 나이 11살, 이후부터 내게는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될 비밀 한가지가 생겼다. 죽을때까지 가져가겠다던 비밀. 그 일로 나는 투신자살을 시도했고 강제로 정신병원에 긴급입원도 했었다. 더 이상 혼자 버텨낼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 저질렀던 반항이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무슨 마음인걸까. 덜덜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걸까. 그렇다. 나는 친족성폭력 생존자다. 지금부터 긴 세월 동안의 생존기를 글로 저장해 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