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골 댕댕이 총총이와 양양이 이프니의 지구별여행
멍멍!
우와 하하야 오랜만에 해변가 달리기를 하니까 신비롭다.
발가락 사이에 들어오는 모래가 간지러워.
물냄새도 완전 상큼해.
하하!
와우! 총총이 말하는 것은 꼭 시인 같다.
아니 말하는 것이 아니지.
우린 텔레파시로 소통하니까.
야옹!
미야우 끼끼끼
맞아. 하하가 총총 온니한테 말하지 말라구 했잖아.
말하면 귀찮은 일이 계속 생긴다고.
멍멍!
아구구 캬캬캬
야 내가 말 안 하는 이유는 하하가 하지 말래서도 아니고, 내 뇌가 작아서도 아니라고 했잖아.
난 그냥 말을 안 하는 거야.
잘 먹고, 자누고, 잘 자고, 대범한 생각을 하는 데는 말이 필요 없드라고.
하하!
오늘 총총이가 오랜만에 바닷가에서 달리기 해서 신이 났네.
그런데 두 달 만에 처음 바다에 가니 뭐 달라진 것은 없었어?
멍멍!
나야 매일 다른 것을 느끼지.
모래, 파도, 바람... 어제와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어.
특히 달라진 것은 요즘은 아기 두발족들이 안보이더라고.
야옹!
아 맞다.
요즘은 새끼 인간종족들이 거의 없어.
개새끼, 고양이 새끼 들은 많은데...
그러니까 음...
하하!
인간 새끼는 없다고 하려고 그러지?
틀린 말은 아니다.
새끼는 작은 것을 말하는 거니까.
멍멍!
하하야. 우리 개새끼 들은 많은데 왜 하하네 종족들 중 작은 것들은 잘 안 보이지?
이러다가 댕댕이와 양양 이들이 두발족들이 사는 곳을 다 점령하겠어.
하하!
그러게 말이다.
완전성장한 두발족들은 많은 거 같은데, 파릇파릇한 두발족들은 보기 힘들어.
종족을 연결해서 잘 키우는 것이 본능이고 행복일 텐데....
야옹!
답답하게 빙빙 돌려서 말하지 말고, 속 시원하게 말해줘 봐
왜 그런지를...
우리도 인간종족과 관계가 좋아서 우리 문제이기도 하니까.
하하!
응 그렁게로... 그 뭣이냐, 생각나는 대로 말하면 듣기가 좀 거북스러울 수도 있을 텐데... 욕했다고 하는 존재가 있으면 이프니 네가 책임져.
늙은이들이 권력을 꽉 잡고 안 놓으니까, 젊은이들이 할 일이 없어.
60 넘으면 지구별여행을 즐겨야 하는데, 그전에 즐겨보지 못해서 하던 짓거리를 계속하는 거야.
모든 정치가들은 60이 넘으면 존경받으면서 운동삼아 하는 일이나 해야 하는데, 죽을 때까지 자기가 잘난 줄 알고 하던 짓거리를 계속하려고 하거든.
특히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 등등... 이런 애들은 60 넘으면 절대 못하게 해야 돼.
판단력이 생생한 50대에서 하고, 이 50대도 60이 되면 바통을 넘겨야지.
자기 아니면 세상이 안 돌아갈 것처럼, 지구가 망할 것처럼 생각하는 늙은 존재들이 많아.
회사원도, 사업가도 60이 넘으면 하던 일 그만두고, 젊은이들이 하기 싫어하는 단순한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잖아. 잔디도 깎고, 청소도 하고....
그런데 야네들도 죽을 때까지 하던 일을 안 뺏기려고 발버둥 치더라고.
전 분야에서 결국 다 놓고 갈 것을 위해서 비켜주지 않으니까...
멍멍!
아 그러니까... 오래된 두발족들이 일을 다 하고 있어서 파릇파릇한 두발족들이 할 일이 없다는 거네.
우린 자연에 맞기니까 그냥 잘 돌아가는데...
요즘에는 두발족들이 우리 번식을 통제하는 통에 생태계가 좀 달라지기는 했어도...
야옹!
늙은 두발족들이 일에서 물러나면, 젊은 두발족들이 일자리가 많아지고 인간종족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적인 면도 좋아지니 본능인 종족을 번식할 거고, 아기 두발족이 생기면 행복해지니까 다들 생기가 넘칠 거란 이야기네.
그런데 종족을 번식하라고 인간들 좋아하는 돈도 많이 썼다고 하던데?
하하!
아마도 출산율 높인다고 수조 원을 들이부었는데...
대부분은 그 조직의 월급으로 탕진하고, 결과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헛지랄을 한 거야.
아마도 그 돈도 늙은 인간들이 권력으로 대부분 가져간 걸 꺼야.
왜 출산을 안 하는지 그 근본 원인은 파헤치려고 하지 않고, 우리가 낸 세금을 자기들 배 불리고, 효과 없는 것에 낭비하고... 그렀을 거야.
야옹!
뭐야?
하하가 잘 알고 하는 소리야?
아니면 그냥 짐작하는 거야?
하하!
글쎄.
꼭 필요하다면 예산을 집행한 내역을 알아보면 나오지.
그런데 나도 60 넘었으니, 이제 잔디도 깎고, 청소도 하고 젊은이들이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니... 예산집행 내역을 알아보는 것은 젊은이들이 해야 할 거야.
그거 알아보는 일도 월급이 많을 거야.
그럼 젊은이가 해서 돈도 벌고, 살림이 넋넋해져서 종족 보존도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야.
멍멍!
알쏭달쏭하다.
이프나 우리 라도 그냥 종족번식이나 할까?
야옹!
총총 온니랑 나랑?
우린 둘 다 암 놈인데?
멍멍!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