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구별여행자 Jan 05.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39

총총 온니

땅 좀 그만 파라


멍! 야 이거 재미나잖아

넌 지붕 좀 그만 올라가라

낮이고 밤이고 시도 때도 없이 올라가더라

지붕 무너지겠다. ㅋㅋ


야옹!

온니. 땅 파고 코에 흙 묻히는 것이 행복하면 뭐 어쩔 수 없지

계속 파


멍! 넌 지붕 올라가는 게 행복하냐?

야옹! 당근


멍! 왜 그게 행복하냐


야옹! 지난번에 보스가 그랫잖어

즐겁고, 의미 있고, 보람도 있는 것은 행복한 것이라고

그냥 재미만 있어도 곧 허전해지고

의미가 없으면 거시기 뭐더라... 아, 무의미 ㅋㅋ 암튼 이거도 그냥 허망이고

보람이 없으면 남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로 이거도 그냥 허당이라고...


멍! 야 넌 머리가 좋은 거야? 기억력만 좋은 거야?

그걸 다 기억하냐

하기사 나도 네가 말하니 이제 조금 알 거 같기도 하다


야옹!

기 꽈아? (그래요? 제주도 사투리)

지붕에 올라가는 거 자체도 재미있고, 높이 뛰기로 몸을 단련하고, 고공점프로 높은 곳의 두려움도 사라지는 의미가 있지.


멍! 그러면 그게 뭐가 보람 있냐? 


야옹! 지붕에 있는 털찍이들을 잡아서 입맛도 돗 구고, 개 온니에게 가끔 신선한 고기도 나누어 줬잖아.

그리고 보스가 잘 잡았다고 칭찬하잖아

이건 내가 태어나서 하는 일중에 가장 보람 있는 일이기도 해

내가 화장실 가면 안 보이게 하고, 냄새도 안 나게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처럼

이건 나의 운명이야.


멍! 햐 이프니 너 철학하는 양양이 구나


야옹! 철학은 무슨 개뿔


멍! 내 뿔?

나도 땅 파는 게 즐겁고, 운동되고...

근데 남는 게 없네.


야옹! 개 온니. 꼭 뭐가 남아야 보람인가? 그냥 하다 보면 그 자체가 보람이지

즐겁고 , 운동되고 하는 것이 남는 거니 그거도 그냥 보람이 랑게


멍! 

기 꽈?


야들아

비 온다. 

오늘은 그냥 뒹굴뒹굴이나 하자.

이거도 어차피 뒹굴 거면 즐겁게 뒹구리 하자.

그럼 의미와 보람이 따라옹게로


멍!

야옹!

기~꽈?


작가의 이전글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