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가끔 이렇게 말한다. 그냥 아무 말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봐도 못 본 척, 알아도 모르는 척, 하지만 이 모습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PD수첩을 만드는 PD들이다.
PD수첩이 다른 탐사보도 프로그램과 다른 것은 딱 하나이다. 누군가 해야 하는 말을 누구보다 먼저 돌려 하지 않고 정직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PD수첩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 예시가 바로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이다.
당시 줄기세포로 국민 영웅으로 불리던 황우석 박사의 국제 윤리규범 위반 사실을 PD수첩이 세상에 알렸지만 오히려 여론은 “PD수첩이 괜히 황우석 박사를 흠집 낸다” 며 오히려 황우석 박사의 편이었고, 이 일로 PD수첩은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PD수첩은 엄청난 비판을 받게 되었지만, PD수첩은 사과방송이 아닌 황우석 박사의 진실과 줄기세포의 진실을 전파에 실어 탐사고발은 PD수첩이라는 공식을 완전하게 굳히는 사건이 되었다.
또한 PD수첩은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 이외에도 여러 번의 위기가 있었다. 1999년에는 이재록 목사의 도박 사실과 이목사와 이목사가 속한 만민중앙교회의 이단 사실을 담은 방송을 내보내려다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이 MBC 사옥에 기습 난입하여 점거하는 “MBC 습격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지난 2019년에는 소문만 무성하였던 CJ ENM의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조작 사실을 세상에 알리면서 어떤 방법으로 투표조작이 있었고, CJ가 조작의 댓가로 무엇을 얻었는지, 또한 조작 사실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무슨 일까지 했는지 세상에 공개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기도 하였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만큼 30년 내내 여러 권력들에게 수많은 압박을 받으며 여러 번의 폐지 위기가 있기도 하였다.
하지만 결국 거짓은 정직함을 이길 수 없다고 한다. 때로는 권력과 맞써며, 때론 부당함과 맞서며,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 를 맞아 온 PD수첩의 앞으로의 정직함을 기대하며 더 청렴한 대한민국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