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축물을 만나는 것은 좋은 영화나 미술작품을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건축예술여행은 길 위의 미술품인 건축물을 만나는 것인데, 다시 말해 공간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됩니다.
이런 특별한 시간을 함께 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습니다.
어린이에서 벗어나 어른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나를 찾고, 꿈을 찾아 여행하는 청소년들입니다.
저는 사춘기에 접어든 청소년들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이하, 여행자)라 말하고 싶습니다.
어른이 된 우리는 모두 여행자의 시간을 거쳐왔지요.
나를 찾고자 혼돈의 시간 속에 있는 여행자들에게 그 시간을 먼저 경험한 어른인 우리가 수평적 관계로 먼저 다가가 이야기 나눈다면 어떨까요?
제가 여행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들의 이야기는 건축과 예술의 만남 속에서 시작됩니다.
어린이와 어른 사이에 있는 사춘기의 여행자들이 건축과 예술의 경계 없는 여행 속에서,
나를 만나고 너를 알아가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기 바라는 마음으로.
설익은 봄, 눈비로 온 세상을 촉촉하게 만든 토요일 오전.
저는 7명의 여행자들과 건축과 예술의 자유로운 영역 안에서 첫 번째 만남을 시작합니다.
생전 처음, 건축예술여행을 하게 된 7명의 여행자들은 한국 현대건축의 백미를 간직한 구 공간사옥을 만났습니다.
공간사옥은 참으로 여행자들의 마음과 닮은 것 같습니다.
복잡하고, 어렵기도 합니다.
단절된 것 같으면서도 연결이 된 공간이 이어서 나오기도 합니다.
어둡기도 하고, 빛을 보기도 합니다.
건축예술여행 시작이 우리들의 마음처럼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알 수 없는 미래를 살아가며 인생을 알아갑니다.
알 수 없는 시간들이 쌓이고, 그 가운데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시간대로 말이죠.
저와 함께 하는 건축예술여행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스스로 알아가는 건축예술여행이 하나씩 하나씩 축적된다면,
사람과 삶을 이해하는 좀 더 깊고 넓은 안목을 갖게 될 거라 생각됩니다.
공부를 위한 답사가 아닌 삶을 위한 예술여행이 되었으면 좋겠고,
여행자들의 예술세계에 마중물이 되는 시간이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