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건축예술여행
I hear and I forget
I see and I remember
I do and I understand
-Confucius-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하고, 직접 해본 것은 이해한다.
공자의 말입니다.
"건축예술여행"은 직접 가서 보고 사색하고 이야기 나누는 활동입니다.
공자의 말처럼, 온몸으로 이해되고 기억되는 살아있는 공부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키워주고 싶었어요.
하나를 보아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나만의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교육을 원했습니다. 제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건축활동으로 이야기를 짓다가 모두 십 대가 된 지금은 건축예술여행을 도전하게 되었어요. 흔히, 대학에서 하는 기존의 건축 답사와 다르게 접근하고 싶었고, 십 대 청소년들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들을 연구했습니다. 건축적 지식을 먼저 알려주기보다 스스로 아이들이 발견하고 알아가는 건축예술여행이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해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씨앗과나무 연구모임을 통해 함께할 여행자들을 모집했어요.
‘여행자’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의 준말로, 십 대 청소년들을 뜻합니다.
어른인 제가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만든 여행입니다.
첫 여행지는 구 공간사옥으로 정했습니다.
이곳은 한국의 현대건축으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현재는 아라리오 뮤지엄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관람료를 내어야 공간 안으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어떻게 보면, 현대미술 전시품과 공간의 어우러짐을 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 생각했어요.
공간 내부를 다 보고, 한 여행자가 질문을 했어요.
“그런데... 선생님. 건축은... 어디 있어요?”
저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한 첫 번째 질문.
그것은 최고의 질문이었습니다.
건축물 안에서 공간을 느껴본다는 것이 십 대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추상적이었을까요?
여행자들은 건축물 안에서 전시작품은 잘 감상하겠는데, 공간은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지요.
모른다는 것.
이 지점에서 저는 잠시 생각을 깊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모르는 것들을 나누는 건축예술여행을 주제로 삼기로 했습니다.
그림책 ‘모른다는 것은 멋진 거야’는 모른다는 것을 겁내기보다 그것을 인정하고 질문을 던지며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는 그림책입니다.
수많은 세계적 과학자들이 이 책을 추천하면서 앞으로 얼마든지 지식을 쌓을 수 있지만 모름을 발견하고 모름을 인정할 줄 알아야 아무도 답을 찾지 못한 큰 질문들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건축예술여행을 함께하는 여행자들도 무엇을 모르는지, 어떻게 모르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면 좋겠습니다.
최소한 것만 알려주고 떠나는 건축예술여행.
무엇을 봐야 할지, 무엇을 알아야 할지 몰라도 괜찮은 여행, 앞으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