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이연중 (그리움은 두고 가겠습니다)
여 백
마음 한켠을 비워둔 채.
빈 마음 그대로 행복한 사람
채움보다 여백이 넉넉하신
당신의 문을 열겠습니다.
비어있는 마음에 살며시 들어
남겨두신 여백에 꿈을 그리며
조용히 쉬었다,
처음처럼 흔적 없이 가겠습니다.
하얀 심장에 불꽃 지펴지고
행여 가지 말라 말리셔도.
빈 마음이 당신임을 알기에
그것 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할 것입니다.
기약 없는 봄바람 스쳐가고
호수에 번진 파문 잔잔해질 때
내 마음 여백으로 가득히 채워
왔을 때처럼 가만히.....
그리움은 두고 가겠습니다.
ps
무언가 가 늘 그립습니다.
누군가 어떤 것들이 저를 기다립니다.
잊히지 않는 그리움을 차라리 두고 가지만
두고 가는 것은 남겨두는 것.
결국 그리움을 어쩔수 없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