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중/ 주말산책
신의 선물
우리는 대체로 남들이 하면 나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
그게 맞고 틀리고 의 문제가 아니라
나도 모르는 무의식 관습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인가 내게 맞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생략하고 대체로 그렇다면 대개는 그냥 따른다.
유행이라는 것도 그렇고 시류와 함께 하지 않으면 별난 사람 취급받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은 근본적 본태적으로 서로 다르다.
다름은 생의 한 형태 이기도 하고 우리는 다름으로 진화 온 생명체 다
같이 있되 홀로이고 공유 공감 하되 나만의 본태적 행복과 우울이 있다.
사람은 본시 외롭고 외로워야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데 모두 같은 생각과 행동을 했다면 아마 인간은 멸종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가끔씩 멈춤과 성찰이 필요하다
한 번쯤 멈춰서 깊게 살펴야 한다.
지금 부는 바람은 지나갔기 때문이다.
무력감을 느낀다 거나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왜 그래야 하지? 의문이 들 때나 지속되는 피로 우울감에 대답이 명료하지 않으면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매너리즘 mannerism에 빠져 있는 것이다.
사람은 매일 일을 한다.
돈 벌기 위해서 하는 일부터 먹는 일 노는 일 심지어 잠자는 것도 일이니 24시간 평생 하는 일 자체가 생존하는 일이다.
일하는 건 당연히 좋은 것이다.
좋아서 하는 일 은 행복 하지만 오직 돈 벌기 위해서만 일하는 것이라면 지칠 것이다.
27년쯤 전 일에 지쳐 이유 없이 그냥 아프기만 했다 잠자리에 들면 내일 아침 일어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러다 지인의 권유로 팔라우 여행을 갔을 때였다 적도의 따사로운 햇살과 바다 깊이에 따라 달라지는 바다 색을 보며 한적한 해변을 거닐다 갑자기 눈물이 났다
왜 그랬는지 몰라도 내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다른 세상 분위기에 잊어버린 감성이 되살아 난 것 같았다.
삶의 기본은 행복 사랑 등 단순함 일 텐데 거창한 명분에 스스로 도취되어 그동안 어디로 가는지 뭘 하는지 생각 없이 살아왔었다.
물론 당연한 이유도 있었지만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면 이익을 우선으로 전쟁하듯 살아왔었다.
어렸을 적 간직했던 순수한 삶의 의미를 기억하고 잃어버린 게 뭔지 깨달았다.
왜 아픈지 알게 된 것이다.
나는 많이 가지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내가 많이 가진 만큼 누군가는 적게 가진 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름 깨닫고 그리고 삶의 방식을 전환한 경험이 있다.
사실 우리의 걱정염려 대부분이 돈과 연결된다
행복 불행 또한 절대적이지는 않아도 필수불가결이다
그러나 지나친 집착은 오히려 독이 된다
욕망과 명예는 가시 면류관이기 때문이다
적당함을 알고 마땅히 그쳐야 행복해진다
지나친 소유는 소유당하는 것이다.
세상에 다 가진 자는 없다.
그러나 만족하면 다 가진 자다.
나는 지금 적당히 행복하다.
부족한 듯 여유 있는 삶이 신의 선물이라 생각한다.
돌고 돌아서 먼 길을 온 것도 나를 위한 신의 설계라 믿는다.
직선으로 왔다면 의미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그래서 고맙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