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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중 Sep 02. 2024

민들레의 꿈

이연중 /시



  민들레의 꿈

                        이 연 중


큰 땅 넓은 들 아니래도 좋아

달구지 수레바퀴라도 좋아

좁쌀만 한 흙이면 돼

홀씨 묻힐 곳 어디든

뿌리내리면 거기가 내 집이지


척박한 바위틈 사이 자갈밭도

한 톨 흙만 있다면 감지덕지

비옥한 밭 기름진 땅

거기는 내가 살 곳이 못돼

수시로 갈아엎고 농약 뿌려대고


아무짝 에도 쓸모없는 그곳

관심 없어도 살 수 있는 곳

너희 백성 끈질긴 생명력처럼

황량한 벌판의 잡초처럼

밟혀도 살고 바람 불면 더 좋고


온 세상 멀리멀리 홀씨 흩날려

민들레 천국 만드는 게 내 꿈이야

나는 밝은 햇볕 드는 곳이 좋아

음지에서 쏙닥 거리는 짓은 안 하지

환하게 등 밝히며 떳떳하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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