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중 /시
민들레의 꿈
이 연 중
큰 땅 넓은 들 아니래도 좋아
달구지 수레바퀴라도 좋아
좁쌀만 한 흙이면 돼
홀씨 묻힐 곳 어디든
뿌리내리면 거기가 내 집이지
척박한 바위틈 사이 자갈밭도
한 톨 흙만 있다면 감지덕지
비옥한 밭 기름진 땅
거기는 내가 살 곳이 못돼
수시로 갈아엎고 농약 뿌려대고
아무짝 에도 쓸모없는 그곳
관심 없어도 살 수 있는 곳
너희 백성 끈질긴 생명력처럼
황량한 벌판의 잡초처럼
밟혀도 살고 바람 불면 더 좋고
온 세상 멀리멀리 홀씨 흩날려
민들레 천국 만드는 게 내 꿈이야
나는 밝은 햇볕 드는 곳이 좋아
음지에서 쏙닥 거리는 짓은 안 하지
환하게 등 밝히며 떳떳하게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