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이연중
잊혀지는 것은 괜찮다
잊혀지는 것은 괜찮다.
잃어버릴까 봐 그렇다
나를 잃고
세상을 잃은 고아가 될까 봐
잃어도 잃은 줄 모를까 봐 그렇다.
산다는 것은 느끼는 것이다
마음 걷는 생각과
눈에 담는 사물들
욕망의 고뇌와 삶의 기쁨
그 모든 것을 잃을까 봐 그렇다.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워 뒤척이고
가슴 시린 이야기에 한숨 나누고
맨 살을 부딪히며 나누는 정을
까맣게 잃을까 봐 안타까운 것이다.
잊혀지는 것은 괜찮다.
잃어버릴까 봐 그렇다.
인생, 희로애락(喜怒哀樂) 여정이.
끝나기도 전에 나를 잃을까 봐.
세상을 잃을까 봐 염려스럽다.
이 세상 어떤 발자취도.
사라지고 잊혀진다.
잊혀지는 것은 괜찮다, 다만
잊히기 전 나를 잃고 싶지 않아.
오늘도 시 한 줄로 기억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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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년 전 어느 날부터, 시는
저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사는 날까지 정체성을 찾는 여행이
지속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