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이연중
빈 자리
있을 때는 당연한 것이었는데.
떠나온 후에야 보이는구나.
있을 때 고마운 줄 몰랐던, 빈자리에
함께한 세상도 사라졌다.
존재하는 것들이 너를 빛나게 하고.
그 빛으로 하여, 나는
너를 위한 안식을 자처했지만
이제는 서로 의미 없는 무채색이 됐다.
공기 흐름까지 바꾸던 네가 그립지만
그리움이라는 의미도, 사실은.
스스로 만든 실체 없는 허상일 뿐
떠날 수밖에 없는 그날의 빈자리가.
오늘도 비수가 되어 가슴을 베고 있다.
그래도, 그렇더라도,
나는 되돌아갈 수 없다.
너는 바뀌지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늘 어떤 이유로 인해
진심을 보는 방향이 너무 다른 까닭이다.
상처받은 가슴을 치유하고 싶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픔이
다행이라 여길 만큼, 빛나는 새 날을.
믿으며 견뎌야겠다.
견디다 죽을지라도......
# 아픈 게 사랑이라지만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노랫말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