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결혼 1

아들이 여자친구를 만나라네

by 벗님

갑자기 아들이 여자친구를 만나겠느냐고 물었다. 좋다고 흔쾌히 대답해 놓고선 소개해 준다니 고맙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했다.

컨디션이 별로라 소파에 누워 뒹굴고 있으니 아들은 웃으며 다가와

"엄마, 이상한 거 안 물을 거지?" 한다.

"그럼! 엄마를 몰라?" 하고 웃으며 대꾸해 주는데, 이렇게 시어머니 자리가 어려운 거지 싶다.

서른 다 되도록 연애라곤 할 줄 모르던 아들이 효도를 하는 셈이다. 원래 대화를 잘 나누고 속을 다 털어놓는 편이다 보니 아들은 숨기지도 못하는 것이다.

나의 온 마음으로 키운 아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니, 또 내 아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니 참 감사한 일이다 싶다. 새로운 인연에 조심스러워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첫 연애라 서툴 아들이 걱정도 되었지만 모든 것을 믿고 펼쳐지는 대로 지켜보고만 있었는데 이런 날이 온 것이다.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옷을 입는데 몇 번이나 갈아입게 되었다. 아이보리 목티를 입었다가 너무 젊어 보여 실패, 까만 블라우스에 까만 치마를 입었다가 너무 차린 듯하여 실패, 결국 제일 자주 입는 청바지에 재킷으로 집을 나섰다. 내가 이리 신경이 쓰이는데 그 아가씬 오죽할까 싶다.

가족들 중, 엄마만 특별히 먼저 소개받는 자리인데 내가 좋은 인연을 축복하는 덕담을 하고 두 사람의 기운을 북돋워주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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