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 모퉁이 교실로
들어가는 내 뒤로
계단을 바삐 뛰어오르던 누군가
다시 내려오는 인기척이다
행여 내게 오는 걸음일까
가다 말고 나도 뒤돌아 섰다.
재작년 우리 반 민이다.
한 학년 내내 나랑 고군분투하다가
종업식날 갑자기 소년원에 입소하여
나를 놀래키고
올해는 출소하여 인사도 공손히 오더니
늠름하게 3학년으로 생활 중이다.
더 잘 생겨졌다 하니
웃으며 알고 있다 한다.
그래 대견하다, 민아!
언제라도 놀러 와~
겪어내고 단단해지는 너를 보니
나도 웃음이 난다
시월의 어느 날
익어가는 열매를 찾다가
곱게 물드는 나뭇잎을 찾다가
고맙다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