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24년 9월 바야흐로 상견례 날이 잡혔다. 아이들이 양가 의견을 물어서 우리 집 근처 식당에서 약속이 되었다.
사돈은 멀리 타지에서 오시니 작은 선물이라도 드려야 하지 싶어서 올리브유를 따로 챙겼다.
모든 것이 무난하게 잘 전개되리라 생각은 하면서도 나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라 검색도 하며 상견례 예절을 미리 알아보기도 했다.
바깥사돈은 웃으시며 상견례 금지 화제도 딸에게 듣고 왔다고 말씀하셔서 같이 웃었다. 아가씨는 안사돈을 많이 닮았고 바깥사돈도 딸을 아끼고 자상하신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오늘 특별히 미장원도 다녀왔다고 말씀하시는데 새삼 귀한 만남의 자리가 감사했다.
안사돈끼리는 대화가 끊이질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고, 바깥사돈끼리는 술과 담배를 좋아하는 공통점에 서로 통하는 면이 있었다. 술 먼저 먹지 말라는 잔소리를 듣고 왔음에도 벌써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다.
아들은 오기 전에 속이 조금 안 좋다고 했는데 너무 긴장해서 그런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곧 괜찮아지겠지 싶었다. 이미 양가에서 다 허락도 했는데 신경 쓸 일이 뭐 있냐고 말해주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제 고작 만 스물여덟! 내년 봄 결혼이라는 좋기만 한 일도 현실적으로 닥치는 온갖 절차에 머리가 아플 것이리라.
사돈께는 아무래도 시어머니 자리가 걱정이 되실 터인데, 내가 공부도 하고 수양도 해서 두 사람을 돕는 길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겠다고 다짐의 말씀을 드렸다.
독립된 가정으로 두 사람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서로 다른 생각을 말할 수 있으면 기쁜 일이고, 누구의 의견과도 상관없이 결혼 당사자인 신랑, 신부의 뜻대로 모든 것을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
식사를 마무리하며 애들이 양가에 예쁘게 정성껏 포장한 은수저 세트를 선물로 주었다. 뭐든 받으니 좋기도 하지만, 정성껏 이 자리를 준비한다고 애썼을 터라 더욱 흐뭇하고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