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결혼 6

살림 나다

by 벗님

상견례 후 석 달쯤 지나,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에 아들은 살림을 나게 되었다.

결혼 날짜를 잡고 알려 왔을 때처럼 나로선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날도 추운데 봄이 더 좋지 않을까 아들에게 살짝 물어봤지만 두 사람의 계획은 이미 다 정해져 있었다.

집도 둘이 알아서 변두리 전세로 얻었다. 남편이 몇 군데 추천을 해주어 내가 참고하라고 했더니, 정말 참고만 하고 둘은 서로 충분히 상의했다며 자신들의 의견대로 결정했다.

너무나 당연한 과정이었지만 나는 신경이 쓰여 혹시 아가씨가 원하는 바가 있는지 미리 물어보라고도 했었는데 그런 거 없다고 했다니 다행이었다.

세간살이도 알아서 둘이 고르고 산다고 했다. 아가씨는 침대가 평소 쓰던 게 좋고 새 거라 그대로 가져온다 하고, 아들도 우리 집에서 이십 년 가까이 쓴 책상이며 서랍장 등 자기 가구를 가져간다 했다. 검소하여 좋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말릴 수 있는 아들은 말렸다. 가구 옮기다가 부서지겠다고... 가구 비용은 내가 보태주겠다고 했다.

아들이 집을 나가면 나도 쓸쓸해하고 빈둥지증후군이니 하는 일을 겪을까 하여 동생들은 걱정하는 말을 해주었다. 내가 좀 별나게 아들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연애 과정에서 마음을 비우고 수양하는 시간이 절로 따랐기에 괜찮다고 해주었다. 친정어머니는 정을 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까지 말씀하셨다. 당신도 외동아들(내 남동생)을 장가보내고는 한 달 동안은 너무 보고 싶어서 매일 눈물이 났단다. 그래도 먼저 전화 한 통 하지 않으셨고, 오라고도 하지 않으셨다고.,

직장 생활하느라 바쁜 둘을 위해 나는 아들에게 이사청소 업체를 불러 들어갈 준비를 마무리해 주겠다고 했다.

낡고 어설프던 신혼집이 청소를 마치고 새로운 전자제품과 가구, 커튼 등으로 단장하고 주인을 기다리는 보금자리가 되었기에, 나는 선물로 낑낑대며(무거워) 가져간 크리스마스트리를 거실 한편에 정성껏 장식해 주고 나왔다.

아들은 군대를 제외하곤 나가 살아본 적이 없고 내가 다 챙겨주며 살아서...

요리나 빨래, 하다못해 청소도 제대로 하는 게 없는데 여자친구를 실망시킬까 그것이 제일 큰 걱정이었다.

마음이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으니까 열심히 배우고 모든 일을 같이 하려고 애써라, 서로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잘 표현해라 등 기어코 카톡으로 잔소리를 남기고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추운 겨울도 두 청춘이 따뜻하게 지내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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