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결혼 2

아들의 여자 친구를 처음 만나다

by 벗님

약속한 식당에 들어서니 두 사람이 일어서서 정중하게 나를 맞이해 준다. 벌써 경건한 어떤 분위기가 흐른다.

"진작에 인사드렸어야 하는데 늦었습니다." 하는 아가씨에게 귀한 인연을 이리 만나게 되어 감사하다고 답하는데 눈물이 나올 뻔했다.

아들이 유치원에 처음 들어갈 때도, 중학교 졸업식 때도, 입시 성과를 자랑하는 현수막 밑을 걸어 나오던 고등학교 시절에도 나는 울컥하는 순간이 많았다. 물론 군 입대는 몇 달 전부터 마음 다스리기가 필요한 가혹한 일이었고..

나 혼자 감정이 휘몰아치니 무안하기도 하다. 난 원래 말도 많고 눈물도 많아 탈이라 자책하며 용케 참아냈다.

"오늘은 우리 아들이 왜 좀 못 생겨 보이지?"

맞은편에 앉은 아들에게 말하며 함께 웃을 수 있었다.

나중에 이렇게 말한 것을 딸에게 전하니, 엄마는 객관화가 잘 되는 사람이란다. (칭찬인가?) 나는 유머인데...

초등 때까진 내 아들이 너무 귀엽고 잘생겨 보였는데 사춘기 지나면서부터는 약하게 보이는 외모가 안쓰럽기만 했다. 물론 외모와 상관없이 넘치는 아들 사랑을 누르기 바빴지만 말이다. 외모가 완벽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는 거지만, 생긴 대로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고 콤플렉스가 없기를 빌었다.

"너무 수수하기만 하죠?" 하고 내가 물으니,

내 옆에 앉은 아가씨가

"그래서 좋아요. 잘생겼어요. 얼마 전에 스키장 가서 얼굴이 타서... " 하며 이쁘게 말한다.

떨리고 긴장된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두서없는 내 말을 열심히 듣고 또 대화가 안 끊기도록 말을 잘 이어가는 모습이 지혜롭게 느껴진다.

오히려 아들이 한 마디도 않고 식사만 한다. 엄마와 여자 친구까지 동시에 눈치를 보느라 정신이 없는 것이리라.

양가에 인사도 안 드렸는데 벌써 결혼할 마음을 굳혔단다. 둘이 마음이 그렇다는데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축하할 일뿐이다.

마음 편히 생각하고 친구들과 대화하듯이 서로 다른 생각이더라도 기분 나빠하지 말고 잘 나누고 본인 생각대로 살면 된다고 해주었다. 두 사람이 독립된 가정을 꾸린다면 신랑, 신부 당사자들 생각이 제일 중요하다고... 양가 어른들과 생각을 나누고 친밀하게 감정을 나누면 좋지만 결정은 본인들이 선택해서 진행하면 된다고... 도움을 청하는 것은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다고 했다.

물론 말이 쉽지 실천이 어렵다. 나도 그리 살고자 했지만 아주 작은 일도 쉽지 않을 때가 많았다.

우리 시어머님과 식당에서 처음 만나던 날이 떠오른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음식까지 건네다 주시며 활짝 웃어 주시고 마음 편하게 해 주셔서 좋았다. 미인이신데 화장까지 곱게 하시고 옷차림도 세련되셔서 우리 엄마도 저렇게 좀 꾸미면 좋겠단 생각까지 했었다. 어머님 외모를 남편이 그대로 닮아 신기할 정도였다.

그래도 한 삼십 년 세월이 흐를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잘 시작해도 어려운 관계이다.

부디 현명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빌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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