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읽기

by 벗님

이 책은 미술을 정식으로 교육받은 적이 없는 평범한 할머니가 76세에 붓을 들고 그림을 통해 삶과 자연을 그려나간 이야기이다.

어린 시절부터 가정부 일을 하기도 하고 농장이나 가정에서 온갖 일로 하루를 꾸리며 스스로 삶을 개척한 능동적인 자세가 요즘의 커리어 우먼도 감탄할 만하다.

가난을 한탄하지 않고 '무'에서 '유'를 빚듯, 버터를 만들어 팔고 감자칩을 만들어 판 이야기에서 그녀의 일은 단지 '노동'이 아니라 이미 '예술'에 닿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버터와 감자칩에 사람들이 열광한 게 아닐까? 그녀의 그림처럼...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면 닭을 키웠을 거라며, 가만히 앉아 누군가 도와주겠거니 하고 기다리고 있진 못하겠다, 도시 한 귀퉁이에서 팬케이크라도 구워 팔겠다고 말하는 할머니의 정신이 그림보다 더 감동적이다.

결국 스스로 일어서고 살아내는 치열하고 귀한 정성. 건강한 삶의 스케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

가족들, 자식까지 여럿 잃는 슬픔이나 인생의 시련이 그녀에게도 있었건만, 할머니는 거기에 매몰되지 않았다.

우리는 쉽게 행복해 보이는 타인들을 부러워하며 나에게 일어난 불운과 불행을 언짢아한다. 단지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내가 최고의 삶을 만들면 되는 것을...

나는 더 나이 들어서도 할머니처럼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존경스러운 삶의 태도이다.

책 속에는 할머니의 따뜻하고 정겨운 그림이 70점 가까이 소개되어 있어 전시회를 다녀온 느낌이다.

다채로운 일상을 향해 반짝이는 할머니의 눈빛이 느껴진다. 보석을 대하듯!

그녀는 <예쁜 그림을 좋아합니다. 예쁘지 않다면 뭐 하러 그림을 그리겠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연히 예쁘게 보이도록 그리는 것만이 그녀의 철학이 아니었기에 할머니의 예쁜 그림은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도 언젠가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기를 빌어본다. 지금은 버려질 습작만 그리고 있는 처지이지만, 나의 그림에도 내 인생의 스케치가 번질 날이 올 수 있을지...

더 느리고 궁핍했던 시절을 좋은 시절이라 회고하는 그녀처럼 지난날의 추억은 따뜻하게 반추하고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다 겪어내고 스스로 만드는 오늘을 즐기는 할머니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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