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리드 누네즈 <어떻게 지내요>

좋은 책 다정한 사람들과 함께

by 벗님

동등한 사랑과 정서적 교감으로 서로에게 안식처가 될 수 있다면 완벽한 관계가 아닐까?

불치의 병에 걸려 스스로 죽을 결심을 한 여자와 그 마지막 여정에 동참한 친구가 그려낸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비극에 주목하지 않고 우정에 주목하며 읽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공유 정신병'이라 속되게 불려도 연민과 공감과 희생이 아스라이 멀리 있다고 느껴지는 요즘 그 둘의 스토리에 사랑과 명예의 관을 받치고 싶다.


이미 끝장나 버린 세상, 아이 낳기가 끔찍하다 하는 세상에서 그 진실을 외면하고 싶은 나는 불투명한 내일 따위에는 관심도 없는 하루살이일 뿐이다. 이들처럼 마음의 격을 지키려고 노력할 수 있을지, 아니 생각이나 할 수 있을지 염려가 되어 '불행이 인간 존엄을 해치지 않는다'는 말만 곱씹었다.


그녀들이 자주 웃어서 좋았다. 물론 더 많이 울기도 했겠지만 유머를 잃지 않고 힘내어 함께 웃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공감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서 나라면 진작에 회피하고 말았을 동행이다.


찬탄에 익숙했던, 한때 아름다웠던 여인이 어느 날부터는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조차 갖지 않는 새롭고 낯선 삶을 살며 겪는 위기는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늙어가는 여자의 마음을 적나라하게 잘 묘사해준다.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줄 수 없는 딱한 인간이 되어 버리는 슬픔에 공감이 간다.


자녀에게 남편에게 애인에게 '정말 딱 당신답다'라는 일갈을 듣더라도, 누군가 인생의 실패를 도장 찍어 보여주더라도 그저 애쓰며 살아야 한다. 제각각 다른 언어를 쓰고 서로 다른 눈으로 살고 있기에 희망을 간직하기가 더욱 어렵더라도 그 때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 라고 묻고 싶은 마음과 살피는 마음이 살아있기를 빌어본다.


쓰레기를 치우는 이웃에게, 또 다람쥐와 새들에게도 축복이 있기를 비는 주인공이 이제 평화를 누릴 수 있기를!

작가의 이전글여덟 학교를 지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