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성격을 결정하는 정책

by OHS

가격 책정은 모든 플랫폼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유저를 획득하는 비용이 약 1,000원이 들고 유저가 평균적으로 10,000원을 결제하기 때문에 수수료 10%를 받으면 되겠다고 결정하거나 동종 업계의 평균 수수료가 10%이니 우리도 10%를 받으면 되겠다고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수수료 수준은 다르게 결정된다. 다른 BM이 있기 때문에 수수료를 평균보다 낮거나 받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판매자와 고객을 데려올 수도 있고, 판매자가 쉽사리 이탈할 수 없는 플랫폼이라면 수수료를 더 올리는 결정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수료 조정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면 그냥 평균 수수료를 설정해놓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오늘의 메인 주제는 10%와 1,000원 얼핏 생각하면 같아보이는 정률, 정액 수수료에 따라 서비스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이다. 우리 플랫폼을 음식 예약 플랫폼이라 가정한다. 쌀국수를 8,000원에 파는 음식점 A와 12,000원에 판매하는 음식점 B가 있다. 10%를 부여하면 A음식점은 수수료 800원, B음식점은 수수료 1,200원을 지불하게 된다. 이 경우 A음식점은 수수료가 저렴하다고 느낄 것이고, B음식점은 비싸다고 느낄 것이다. 우리가 독점 플랫폼이면 다행이겠지만 1,000원을 정액으로 받는 플랫폼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게 느낄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 플랫폼은 저가 음식점이 선호하는 플랫폼이 되고, 유저 획득 단가보다 낮은 수수료를 받게 되어 예약이 하나 발생할 때마다 손실을 보게 된다. 이런 정책을 세웠으면 저가를 바탕으로 유저를 빠르게 모으고, 모인 유저를 바탕으로 고가 음식점을 입점시켜 결국엔 정상화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거나, 수수료 이외에 새로운 BM을 붙여서 적자 폭을 낮추겠다는 등의 액션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걸 계획된 적자라 부른다. 반대로 정액 수수료를 받는 기업은 고가 플랫폼이 될테니, 수수료를 올려도 되는 기업을 찾아내 흑자 경영을 하고, 거기서 얻어진 영업 이익을 활용해 유저를 더 많이 데려오거나 신규 사업을 준비하는 등의 전략을 취해야 한다. 당신이 취하고 싶은 전략이 고급 레스토랑을 모으는 것인데, 정률로 수수료를 받는다면 예상보다 늦게 진행되고, 성사가 잘 안되는 등 영업 담당자들이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물론 그들의 영업력이나 제품의 다른 강점을 잘 내세워 성공하는 경우가 있지만 정책과 방향성을 일치시키는 것이 조금 더 수월했을 것이다.

플랫폼을 만들면서 정산 일정이나 리뷰 시스템 같이 굵직한 것부터 상품 정렬 순서처럼 사소한 것까지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PO들의 중요 업무 중 하나인데, 이처럼 우리가 만들어가는 플랫폼을 먼저 정의한 뒤에 내용을 상상해보면 더 쉽게 정의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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